‘타로챗봇 라마마(왼쪽)’와 이를 베낀 ‘연애챗봇 타로냥(오른쪽)’의 페이스북 페이지 비교
페이스북 퀴즈 등으로 유명한 소셜미디어 ‘봉봉(vonvon)’이 소규모 스타트업 업체의 서비스를 그대로 모방해 논란이다. 봉봉은 즉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누리꾼들의 비판이 거세다.
인공지능 기반 챗봇 개발업체 ‘띵스플로우’ 이수지 대표는 6일 “봉봉이 새롭게 선보인 ‘연애챗봇 타로냥’ 서비스가 우리 회사의 ‘타로챗봇 라마마’를 그대로 베꼈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기획과 내용의 유사성이 매우 (흡사해) 악의적으로 느껴진다. 고의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며 봉봉 쪽의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라마마와 타로냥의 페이스북 페이지 비교 사진도 첨부돼 있었다.
‘타로챗봇 라마마(왼쪽)’와 이를 모방한 ‘연애챗봇 타로냥(오른쪽)’의 채팅 시작 화면 비교
이 대표의 의혹 제기에 “남이 고생해서 만든 서비스를 참 쉽게도 가져가 버린다” 등 봉봉을 비난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봉봉 김종화 대표가 직접 이 대표의 페이스북에 댓글을 달고 사과했다. 김 대표는 “저희는 바이럴(입소문)로 먹고 사는 회사다보니 뭔가 바이럴한 게 있으면 항상 연구하고 테스트해본다. 마침 챗봇도 관심있게 지켜보던 분야라서 라마마를 보고 테스트로 타로냥을 만들어봤다”고 해명했다. 김 대표는 “(저희가 만든 타로냥은) 연구개발 차원에서 테스트한 프로젝트이고 라마마와 직접적인 경쟁을 생각한 게 아니다”며 “타로냥 페이지와 챗봇은 바로 내렸다. 저희 테스트로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수지 대표가 김 대표의 해명과 사과, 페이지 삭제 조처를 수용하면서 두 회사 사이의 논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누리꾼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누리꾼들은 “베낀 사람들은 어째 변명이 다 똑같냐”, “똑같이 만들어놓고 테스트였소 하면 없던 일 되는 건가”, “잘 나가는 스타트업이 이제 시작한 스타트업의 콘텐츠를 그대로 베끼다니”라며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봉봉’은 소셜미디어 안에서 사용자 참여를 유도하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업체로, 페이스북 사용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용해봤을 만큼 많이 알려진 유명 스타트업이다. 2014년 12월 창업해 월 2억 명 이상의 방문자와 17억 뷰 이상의 페이지뷰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반면 ‘띵스플로우’는 2017년 5월 창업해 페이스북과 카카오톡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를 전문으로 개발해온 신생 스타트업이다.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타로점을 봐주는 ‘타로챗봇 라마마’는 지난 4월말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24만 명 이상이 팔로우하고 있다.
조승현 기자
sh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