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KT)가 무약정 고객을 대상으로 기존 요금제보다 데이터 제공량을 2배 이상 늘린 요금제를 새로 내놨다. 무약정요금제라 단말기지원금이나 선택약정할인은 받을 수 없다. 케이티는 14일 “약정 없이 기존 ‘LTE 데이터 선택 요금제’보다 최대 3.3배 데이터 제공량을 늘린 ‘LTE 데이터 선택(무약정)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요금제는 3만2890원에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데, 기존 요금제가 3만2890원에 300MB를 제공한 것과 비교하면 3.3배를 제공하는 셈이다. 이후 구간에서도 3만8390원에 2.5GB, 4만3890원에 4GB, 4만9390원에 6GB, 5만4890원에 12GB 등을 제공해 기존 요금제보다 약 2배 정도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무약정 고객은 같은 요금으로 한단계 상위 요금제와 유사한 수준의 데이터를 제공받게 된다. 하지만 일반 데이터 요금제는 약정을 하면 단말기 지원금을 받거나 25% 선택약정할인을 받을 수 있는 반면 무약정요금제는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실제 데이터 제공량이 2~3배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기존에 1GB를 제공한 3만8390원 요금제는 약정할인을 받으면 2만8765원이기 때문에, 1GB 제공 무약정요금제(3만2890원)가 4000원 가량 비싸다. 이후 구간에서도 무약정요금제가 5000원~8000원 가량 더 비싸다. 요약하면 1GB를 이용하는 무약정 고객의 경우, 지금까지는 3만8390원을 내다가 앞으로는 3만2890원에 같은 혜택을 받게 됐지만, 선택약정할인을 받은 약정 고객 요금(2만8765원)보다는 비싸다는 것이다.일각에서는 이번 요금제가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2만원대 1GB를 제공)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요금대가 3만원대-2만원대로 다른데다 보편요금제는 약정을 맺으면 25% 추가할인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수준 차이가 많이 난다.
이번 케이티의 요금제 출시는 이통사들이 최근 무약정 고객에게 혜택을 강화하고 있는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엘지유플러스(LGU+)는 지난해 11월부터 무약정고객에게 추가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이터 2배 무약정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엘지유플러스는 3만2890원 요금제에 데이터 700MB를 제공해, 이번 케이티의 무약정요금제가 300MB가 더 많다. 하지만 이후 구간에서는 엘지유플러스의 데이터양이 조금씩 더 많다. 에스케이텔레콤(SKT)도 지난 5일 무약정 고객에게 36개월간 월정액에 따라 월 3000~9000점의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무약정플랜’을 내놓았다. 기기변경이나 새 약정을 맺어야 포인트를 단말기대금·요금 납부에 사용할 수 있고, 둘 다 아닐 경우 1년이 지나야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 케이티는 이와 함께 데이터 전용앱 ‘Y데이터박스’를 새로 출시하고 기존에 가족인 케이티 고객에게만 할 수 있었던 데이터 공유하기를 가족 외 사람에게도 할 수 있게 확대했다. 최대 10명까지 데이터를 나눠주는 ‘데이턱’ 기능도 도입했다. 케이티는 오는 9월4일까지 ‘Y데이터박스’ 에 가입하는 고객 전원에게 LTE 데이터 500MB를 제공한다. 또 케이티는 기존 20% 선택약정 고객이 25%로 재약정할 경우 잔여 약정기간에 상관없이 할인반환금(위약금)을 유예해주기로 했다. 기존에는 잔여 약정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경우에만 유예됐다. 이에 따라 20% 약정을 맺고 있던 케이티 고객들은 위약금 없이 25% 할인으로 갈아탈 수 있게 됐다. 단 새 약정(1년 또는 2년)을 해지하면 이전 위약금까지 내야 한다. 위약금 유예는 엘지유플러스와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미 시행 중이다. 이밖에 케이티는 올해 하반기부터 로밍 음성통화 요금을 기존 분 단위 부과 방식에서 초 단위 부과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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