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텔레콤(SKT)이 이동통신 요금 자동납부 수단에 간편결제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자회사 11번가의 ‘SK페이’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를 맞아 오는 28일부터는 11번가의 간편결제 서비스 SK페이로도 이동통신 요금을 자동납부할 수 있도록 결제수단을 확대한다고 14일 밝혔다. 이 업체는 “핀테크 서비스를 활용한 간편결제 이용자가 많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요금 납부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은행과 신용카드를 이용한 이동통신 요금 자동납부 방법에 핀테크 간편결제를 추가하게 됐다”며 “간편결제 이용자에게는 커피 쿠폰 제공과 함께 11번가 이용 시 구매 혜택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동통신 시장점유율 1위(50% 육박) 업체이자 시장지배적 사업자이고, 11번가는 에스케이텔레콤의 100% 자회사다. SK페이는 11번가에서 사용되는 간편결제 서비스로, 범용성과 인지도 등에서 페이코·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에 밀린다.
이에 에스케이텔레콤이 SK페이로만 이동통신 요금을 낼 수 있도록 한 것을 두고 “간편결제 시장의 경쟁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통신 시장지배력을 활용해 자회사 간편결제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간편결제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가 자회사 것에만 기회를 주면 경쟁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네이버도 쇼핑몰 결제수단 선택란에 네이버페이가 먼저 보이게 표시했다가 “플랫폼 지배력을 이용해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를 지원하고 이용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불공정 행위”란 지적을 받고 시정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런 지적에 대해 “SK페이 적용 절차가 개발돼 있어 먼저 선보인 것이다. 필드 테스트 과정이라고 봐 달라. 상반기 안에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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