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전자상가 이동통신 판매점 앞 모습.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설비투자(CAPEX)를 조기 집행해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전후방 기업과 종사원들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사회적인 요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동통신 시장점유율 선두와 꼴찌 사업자의 1분기 설비투자 흐름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통신사들의 올해 설비투자 계획(가이던스) 가운데 1분기 집행율이 10%대에 그치는 등 통신사들에 대한 사회적인 기대가 공염불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1분기 실적 공시 내용을 보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시장점유율 3위 사업자인 엘지유플러스(LGU+)의 설비투자는 37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68억원)에 견줘 35.3% 증가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기지국·중계기 설비 등을 포함하는 무선 네트워크 투자는 지난해 1분기 938억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1565억원으로 66.8% 늘었다. 엘지유플러스의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은 3조28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1.9%, 영업이익은 2198억원으로 11.5% 증가했다. 마케팅 투자는 5650억원으로 10.4% 늘었다.
반면 시장점유율 1위 사업자인 에스케이텔레콤(SKT)의 1분기 설비투자는 30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313억원)에 견줘 7.5% 감소했다. 이 업체의 별도 기준 1분기 매출은 2조922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579억원으로 15.7% 줄었다. 마케팅비 지출은 7565억원으로 13.5% 증가했다.
그동안 이동통신 기지국 자재 제조업체들과 통신공사업체 등은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KT)가 코로나19 사태와 투자 예산 미확정 등을 이유로 설비투자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 통신 전후방 기업과 종사자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내왔다.(
통신사 긴축경영에 협력업체 “고사 위기”) 케이티는 오는 1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최고경영자 교체기와 겹쳐 설비투자 집행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한편 올해 설비투자 계획 가운데 1분기 집행율은 10%대에 그쳤다. 엘지유플러스의 올해 설비투자 계획은 2조5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천억원 적고, 케이티는 3조1천억원으로 1570억원 적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수치는 공개하지 않고 “지난해(2조2920억원)보다 줄어들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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