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대면 방식으로 해오던 디지털 소외 어르신 대상 디지털 종합역량교육을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원격교육에 참여할 수준의 능력과 장비를 갖춘 사람에게 모바일 기차표 예매와 키오스크 사용법 같은 교육이 왜 필요하냐는 것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디지털 종합역량교육 ‘어르신, 디지털에 반하다’ 프로그램을 비대면 온라인 원격교육 방식으로 전면 전환했다고 27일 밝혔다. 정보화진흥원은 “지난 6월 부산·여수 지역을 시작으로 7월 서울에 이어 8월에는 대구 현장수업이 예정돼 있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 원격교육으로 전면 전환했다”며 “교육 희망자는 노트북과 마이크 등 화상솔루션 구현이 가능한 기자재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디지털 포용’ 정책을 통해 디지털 소외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3차 추경을 통해 1100억원 가까운 예산을 확보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 맡겨, 디지털의 급속한 발전과 무인화의 흐름 속에서 고령층이 특히 어려움을 느꼈던 모바일 기차표 예매, 금융 앱 활용 및 계좌이체, 키오스크, 코로나19로 일상화가 된 비대면 주문 앱 활용하기 등 실생활에 자주 사용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종합역량교육이 추진되고 있다.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비대면(언택트) 교육이 더욱 확산될 것이다. 이번 원격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 모두가 비대면을 활용한 디지털 종합역량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나아가 디지털의 혜택을 고루 누릴 수 있도록 디지털 포용 환경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집에 화상솔루션을 갖추고 원격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면 모바일 기차표 예매와 키오스크 사용 등은 쉽게 할 수 있다. 어르신 디지털 활용교육 대상을 잘못 꼽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어르신 대상 디지털 활용 교육이 ‘사업을 위한 사업’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시범적으로 해보자는 것이었는데 전면 전환으로 잘못 전달됐다. 어르신들에게 국산 원격교육 솔루션을 써보게 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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