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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통신사들 또 앞다퉈 “탈통신”…그럼 통신은 누가?

등록 2020-12-13 16:56수정 2020-12-14 08:39

Weconomy |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통신 3사 CEO ‘내년 경영화두’
올 정기인사 보도자료서도 강조
“통신 탈피해 플랫폼 사업 집중”
‘황금알’ 키우며 영역·외형 확장
소비자·소비자단체 “속내 뭘까?”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이명박 정부 때에 이어 또다시 ‘탈통신’을 외치고 있다. 왜 그럴까?

지난 9일 한 통신사 최고경영자를 만난 자리에서 ‘모두 탈통신하면 통신은 누가 하나?’라고 물었다. “통신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통신 회선(가입자) 늘리기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회선에 애플리케이션을 더한 플랫폼 사업에 좀 더 집중한다는 뜻”이라는 모범 답안을 그는 내놨다. ‘이러다 국가가 다시 통신 사업을 하는 상황이 오는 것 아니냐’고 말을 이어보니, “5세대(5G) 이동통신망도 시골에는 통신 3사가 함께 구축·운영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몇 년 뒤에는 통신 3사의 망 구축·운영 부분을 떼어내 국가가 맡아야 한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탈통신 선언이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나쁜 지역에 대한 통신망 구축 사업을 줄이거나 정부에 떠넘기는 포석이 될 수 있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들렸다.

탈통신 행보는 코로나19라는 상황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도 있다. 매년 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던 통신 3사는 올해 들어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마케팅·설비투자 비용이 크게 줄어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통신사 임원은 “통신 사업에서 안정적으로 창출되는 이익을 기반으로 비통신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성장 정체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통신사의 팀장급 간부는 “유선통신 시장은 쪼그라들고, 이동통신은 보급률이 100%를 훌쩍 넘을 정도로 통신 시장이 포화한 상태에서 탈통신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비통신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자본이 코로나19 덕택에 넉넉히 쌓였다는 것이다.

수년 새 부쩍 성장한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들에 대한 경쟁심의 발로라는 평가도 있다. 통신사 경영진들은 “통신망 구축하고 고도화하느라 고생하는 기업 따로, 그 위에서 돈 버는 기업 따로 있다. 고속도로 깔아놨더니 휴게소만 돈 버는 꼴”이라고 공공연하게 볼 멘 소리를 해왔다. 탈통신 전략을 고성장 중인 플랫폼 기업을 뛰어넘는 회심의 카드가 될 수 있다고 통신사들이 여긴다는 뜻이다.

탈통신 전략은 통신요금 인하와 설비투자 확대 요구를 귓등으로 흘려버릴 수 있는 명분이 될 수도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데다 내년에는 다음 대선의 전초전으로 꼽히는 서울·부산시장 등의 보궐선거가 있다. 전례로 볼 때 요금 인하와 설비투자 확대 요구가 커질 것으로 예상해 미리 탈통신 선언으로 물타기를 한다는 것이다. 통신요금 인하를 통한 가계통신비 완화 요구를 해온 시민단체들이 통신사들의 탈통신 선언을 예사롭지 않게 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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