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만든 웹 브라우저 ‘웨일’이 3년 안에 국내 점유율 1위에 도전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한국 사용자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토종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주요 전략이다. 오는 8월부터 교육기관에 무료로 제공되던 화상회의 서비스 ‘줌’이 유료화되는데, 이것이 웨일의 성장 발판이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김효 네이버 웨일 책임리더는 27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웹 생태계의 안정적인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자국 브라우저가 중요하다”며 “‘유저 퍼스트’(사용자 우선)라는 방향성을 바탕으로 3년 안에 구글 등 글로벌 사업자를 제치고 국내 시장에서 1위에 오르겠다”고 밝혔다. 웨일은 네이버가 2017년 출시한 웹브라우저로 현재 국내 점유율 4위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가 집계한 수치를 보면, 올해 3월 데스크톱 기준 웹 브라우저 점유율은 구글 크롬이 69.03%로 압도적인 1위이고 마이크로소프트 엣지(11.89)와 인터넷 익스플로러(8.19%), 네이버 웨일(5.38%) 등이 뒤를 잇는다.
이날 네이버는 웨일의 성장 전략으로 ‘웹 브라우저를 넘어서는 웹 서비스 플랫폼’이라는 방향성도 제시했다. 웹 기반 서비스에 필요한 다양한 인프라를 웨일을 통해 제공하면서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겠다는 뜻이다. 그 첫 프로젝트로 교육용 웹서비스 플랫폼 ‘웨일 스페이스 for Education’을 내놨다.
지난 1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학교에 가지 않고 원격수업이 진행되면서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이 다양한 수업용 도구와 제휴 서비스들을 이용하고 있는 현상을 겨냥한 것이다. 여러 서비스를 동시다발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는 통합 솔루션 기능을 ‘웨일 스페이스 for Education’은 제공한다. 이 플랫폼에는 무료 화상회의 솔루션 ‘웨일온’도 포함돼있다. 오는 8월부터 유료화되는 줌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를 네이버가 때맞춰 내놨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교육을 넘어 모빌리티 등 또다른 분야로 웨일 플랫폼을 확장할 뜻도 네이버는 내비쳤다. 김 책임리더는 “브라우저는 운영체제(OS)처럼 모든 인터넷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이라며 “디스플레이와 네트워크가 있는 차량, 로봇, 공장 등으로 브라우저 생태계가 무궁무진하게 확장할 수 있다. 점차 그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웹 브라우저 후발주자로서 1·2위 사업자인 글로벌 기업을 넘어설 전략으로 “한국 사용자의 편의를 중시하는 ‘로컬 유저 퍼스트’(Local User First) 브라우저”라는 점을 김 책임리더는 유독 강조했다. 한글 파일(HWP)을 웹 브라우저에서 바로 볼 수 있는 ‘한글 뷰어’ 기능과 피시방에서 웨일을 사용해본 이용자들에게서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원격 로그아웃’ 기능을 그 예로 들었다.
김 책임리더는 “글로벌 기업이 만든 서비스는 주는 대로 써야 하지만, 웨일은 ‘사용자가 없으면 네이버 서비스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며 “자국 브라우저는 글로벌 기업의 기술 정책에 흔들리지 않는 웹 생태계 주도권을 갖는다는 의미가 있다. 이 생태계 속에서 개발자는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사용자는 편의를 누릴 수 있다. 웹 브라우저 이용 과정에서 나오는 수많은 데이터의 주권도 가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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