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디타워 사무실에서 열린 퓨처플레이 기자간담회. 석종훈 퓨처플레이 파트너(왼쪽)와 류중희 대표. 퓨처플레이 제공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2013년 설립된 ‘퓨처플레이’가 앞으로 ‘기업 육성 플랫폼’으로 변신한다. 지난 8년간 쌓은 투자, 창업자 육성 등 노하우를 소프트웨어로 공개한다. 이를 바탕으로 중견·대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은 물론, 개인을 창업자로 만드는 과정까지도 폭넓게 아우르는 ‘비즈니스 액셀러레이터’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퓨처플레이는 11일 오전 서울 성수동 사무실에서 ‘액셀러레이터를 재정의하다’는 제목의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 육성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을 실행할 인공지능 기반 창업가 엑셀러레이팅 소프트웨어 ‘퓨처플레이스닷에이아이(FuturePlace.AI)’를 올 하반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날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그동안 기업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타트업뿐 아니라 개인이나 중견 및 대기업이 스타트업 관련 비즈니스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며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마다 필요한 역량과 리소스를 적재적소에 매칭해, 안정된 기업운영과 관리를 할 수 있게 돕는 고도화된 액셀러레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퓨처플레이스닷에이아이’를 “스타트업 엠비티아이(MBTI)”라고 설명했다. 그는 “8년 동안 스타트업 투자, 컴퍼니 빌딩, 중견 및 대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협업을 하다 보니, 우리가 비슷한 패턴으로 일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내가 속한 스타트업이 어떤 유형인지, 성공 사례는 무엇이 있는지, 사업 과정에서 어떤 스트레스를 겪을지 등을 입체적으로 정리한 '자가 테스트'를 통해 스스로 깨닫고 성장하도록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트업에게 초기 투자를 실행하는 일을 계속 하는 것은 물론, 일반 기업이 스타트업처럼 일하도록 돕고 개인에게는 창업가가 되는 법을 가르쳐주는 회사가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용하는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서울이 아닌 지역이나 해외의 창업자들도 이용이 가능하다. 스타트업은 서울 테헤란로 등 특정 지역이 아니면 창업팀을 꾸리고 투자 논의를 하기 어렵다는 ‘공간적 제약’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퓨처플레이는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면서 이런 공간적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류 대표는 “미래의 퓨처플레이 사옥은 물리적 공간이 아닌 퓨처플레이스닷에이아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말했다.
퓨처플레이는 그동안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서 157개 기업에 440억원을 투자했다. ‘액셀러레이터’는 벤처캐피탈보다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 투자를 실행하는 투자사로, 돈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경영지원 등 스타트업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함께 한다. 퓨처플레이의 주요 포트폴리오사로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서울로보틱스’, 비상장기업 주식거래 플랫폼 ‘엔젤리그’, 스타트업 미디어 ‘이오(EO)’가 있다. 이택경 다음 공동 창업자, 김상범 넥슨 공동 창업자 김상범, 엘지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이 주요 출자자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