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원양 해운업체 에이치엠엠(HMM) 사내 전산망이 해킹 공격을 받아 직원들이 회사 이메일 서버에 접속하지 못하는 등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하지만 이 업체는 해킹 공격을 받은 지 3일이 지나도록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15일 에이치엠엠 관계자와 직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업체의 메일 서버 등 사내 전산망 일부가 바이러스를 이용한 해킹 공격을 받아 지난주 토요일(12일)부터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에이치엠엠은 회사 이메일로 업무를 처리하도록 일 처리 절차가 설계돼 있는데, 회사 메일 서버가 다운되다 보니 개인 메일과 전화 등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
회사는 월요일(14일)에 재택근무를 하던 직원들을 전원 출근시켜 사용 중인 노트북을 포맷하고 프로그램을 새로 깔았다. 하지만 15일 오후까지도 이메일 서버 등이 완전 복구되지 않아, 일부 직원들은 업무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 직원은 “회사 메일 서버 접속이 안돼 손을 놓고 있다”고 전했다. 다행히 화물 운송 접수 등 고객 접점 부분은 지난해 클라우드로 옮겨놓은 상태라 별 문제 없이 작동 중이다.
에이치엠엠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상당부분 복구됐지만, 일부 직원들의 노트북이 메일 서버 등에 접속이 안되는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해킹 공격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바이러스 공격을 받았다는 것 외에는 확인된 게 없다”, 피해 정도와 복구 상황에 대해서는 “경미하다”고만 할 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특히 에이치엠엠은 해킹 공격을 받은 지 3일이 지나도록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체 관계자는 “현대그룹 계열사가 전산망 관리를 맡고 있는데, 이제 보고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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