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체계능력보강 1차 사업으로 개발된 신형 백두정찰기 모습.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군 정찰기 사업에 본격 뛰어든다.
대한항공은 1일 보도자료를 내어 “지난달 30일 방위사업청이 공고한 백두체계능력보강 2차 사업 입찰에 주 계약업체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업체는 “이미 프랑스 다소(Dassault)사와 정찰기로 꾸밀 항공기 구매 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공고 직후 바로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은 경험에 기반한 자신감의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백두체계능력보강사업은 1990년대 도입된 백두정찰기를 대체할 신형 정찰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백두 정찰기는 공군의 핵심 정찰 전력이다. 탐지 범위가 백두산에 이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번 2차 사업은 첨단 기능이 추가된 신형 백두정찰기 4대를 2026년까지 개발해 공군에 납품하는 것으로, 총 사업비가 8700억원에 이른다. 방위사업청은 입찰을 통해 주 계약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앞서 군은 2011~2018년 4천여억원을 들여 신형 백두정찰기 2대를 개발하는 백두체계능력보강 1차 사업을 진행했다. 다소사의 비즈니스 제트기(팰콘 2000S)를 구매해 엘아이지(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의 정보수집 장비와 송수신 시스템 등을 장착하는 형태였는데, 대한항공은 미국 방위산업체와 손잡고 항공기 개조와 시험비행 등을 맡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1차 사업에 참여해 축적한 노하우가 상당한 만큼 2차 사업 또한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며 “대한항공은 앞으로도 우리나라 최고의 항공우주산업체로서 다양한 군 전력보강 사업에 활발히 참여해 자주국방 실현에 기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보도자료를 보면, 우리 군은 현재 총 6대의 백두정찰기를 운용 중이다. 금강정찰기 4대가 영상정보 수집을, 백두정찰기 4대가 신호정보 수집을 담당했다. 이 가운데 금강정찰기는 미국에서 도입된 고고도 무인정찰기(글로벌호크)와 대한항공이 양산 예정인 중고도 무인정찰기로 대체될 예정이다. 백두체계능력보강 1차 사업으로 성능이 강화된 신형 백두정찰기는 전자정보(Elint)와 통신정보(Comint) 수집이 가능했던 기존 백두정찰기에 견줘 전자장비간 신호교환을 포착하는 계기정보(Fisint) 수집 기능과 실제 미사일 발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화염탐지 기능 등이 추가됐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