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제주항공·에어부산에 이어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도 유상증자와 영구채 발행을 통한 자금 확보에 나섰다. 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 여파로 이미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유동성 위기 및 자본잠식률 심화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상황을 피하기 위해 앞다퉈 자금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코스닥 상장사 진에어는 12일 이사회를 열어 108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750억원어치의 영구채 발행을 결의했다. 유상증자는 주주 우선 배정 뒤 실권주를 일반 공모로 채우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신주 720만주가 주당 1만5050원에 발행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11월19일이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진에어 발행 주식은 4500만주에서 5220만주로 늘어난다.
영구채는 20일 30년 만기로 발행된다. 영구채는 만기를 계속 연기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회사채다. 지난 1분기 기준 진에어의 자본잠식률은 42.4%에 달한다.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진에어는 “유동성 확보 차원”이라며 “유상증자와 영구채 발행으로 확보되는 1834억원 모두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업체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자본확충이 마무리되는 11월에는 자본잠식 상태를 벗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부산도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임시주총을 열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결의할 예정이다. 액면가 5천원의 보통주를 액면가 1천원으로 감액하고, 2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4월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에어부산은 10월에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할 계획이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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