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40대 임원 대거 선임… ‘정의선 체제’ 구축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 사장단 물러나
임원 203명 신규 선임…3분의 1이 40대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이 정기 인사에서 기존 사장단을 교체하고 40대 임원을 대거 뽑았다. ‘정의선 체제’를 공고히 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17일 임원 인사를 했다. 정의선 회장 취임 2년 차를 맞아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 사장단이 경영에서 물러난 게 핵심이다. 정 명예회장 측근으로 불리는 노무 담당 윤여철 그룹 부회장, 현대차 하언태 대표이사 사장(울산공장장) 이원희 품질 담당 사장, 이광국 중국사업 총괄 사장 등이 고문으로 물러났다.

앞서 정 회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을 고문에 위촉한 데 이어 윤 부회장까지 물러나며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에는 정 회장 매형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만 남았다. 현대차의 디자인경영 담당 피터 슈라이더 사장과 연구개발본부장인 알버트 비어만 사장도 물러났다.

부회장과 사장 승진 인사는 없었다. 현대차그룹 사장 자리는 종전 12개에서 7개로 줄었다.

대신 상무급 이상 임원을 203명 신규 선임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현대차 66명, 기아 21명, 현대모비스 17명,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각 15명 등이다. 신규 임원 3명 중 1명꼴로 40대라고 현대차그룹 쪽은 강조했다. 세대교체 의미를 부각하기 위해서다.

부사장 이하 임원 승진 인사는 미래 차 기술 쪽에 무게를 뒀다. 현대차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 추교웅 전무와 미래성장기획실장·EV(전기차)사업부장 김흥수 전무,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임태원 전무 등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ICT(정보통신기술)혁신본부장에 엔에이치엔(NHN)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진은숙 부사장을, 현대차의 고급 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CBO(최고브랜드책임자)엔 벤틀리·맥캘란 출신 그레이엄 러셀 상무를 각각 영입했다.

현대차그룹 쪽은 “이번 인사는 그룹 역량을 결집해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미래 지속 가능한 사업 비전을 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박종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