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계속되며 일일 전력수요가 7월 초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 남대문 한 건물 외벽에 매달린 에어컨 실외기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때 이른 무더위와 코로나19 사태 진정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전력거래량이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반기와 하반기를 통틀어서는 역대 3번째 규모다.
11일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전력거래량은 26만9432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9%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악의 폭염이 덮쳤던, 기존 상반기 최고기록인 2018년 상반기 26만2555GWh를 넘어선 기록이다. 상·하반기를 통틀어 보면, 지난해 하반기 27만7630GWh와 2018년 하반기 27만4506GWh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많은 양이다. 냉방 전력수요가 집중되는 등 7~8월이 포함된 하반기 전력거래량이 통상적으로 상반기보다 큰 편이다.
올해 상반기 전력거래량이 이처럼 기록적인 수준을 나타낸 것은 코로나19 확진자 감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산업·소비 분야의 수요 회복으로 전기사용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 5~6월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와서 전력수요가 는 것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26일 서울에서 사상 처음으로 ‘6월 열대야“가 나타났고, 지난달 폭염일수도 1.6일로 2018년 6월(1.5일)을 넘어서는 등 기온이 예년의 평균기온을 웃돌았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이 여름철 전력 수급 점검을 위해 지난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중부발전 서울발전본부 중앙제어실을 찾아 발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반기 전력거래금액도 큰 폭으로 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상반기 전력거래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60.7% 급증한 37조3492억원으로 상·하반기 통틀어 압도적으로 가장 높았다. 반기 기준으로 3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력을 구입할 때 적용되는 전력도매가격(SMP)이 크게 오른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SMP는 지난 4월 kWh(킬로와트시) 당 202.11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200원 선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76.35원)보다 164.7% 급등한 것이다.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이 소폭 내려 5월 140.34원, 6월 129.72원으로 줄었지만, 5월과 6월 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77.4%, 56.1% 높았다.
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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