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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조선업 경쟁력 ‘한·일·중’ 순”…점수 차는 크지 않아

등록 2023-01-11 11:00수정 2023-01-11 11:12

산업연구원 ‘가치사슬별 경쟁력 진단’
한국, 3년 일감 확보했지만 불황 여파로 인력 부족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 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 대우조선해양 제공

산업연구원의 조선산업 경쟁력 분석 결과, 한국은 연구개발(R&D)·설계, 생산에서 뛰어난 반면, 에이엠(AM·After Market) 서비스와 수요 측면에선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경쟁력에선 1위를 차지했지만, 일본·중국에 견줘 격차는 크지 않았다.

산업연구원이 11일 내놓은 ‘조선산업 가치사슬별 경쟁력 진단과 정책 방향’ 보고서를 보면, 2021년 기준 한국 조선산업의 종합경쟁력은 100점 만점에 86.7점으로 평가됐다. 일본은 84.6점, 중국은 84.0점, 유럽연합(EU)은 73.8점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의뢰로 이뤄진 이번 분석은 산·학·연 전문가 12명이 논의를 벌여 합의점을 찾아가는 ‘델파이 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2020년 기준 평가 때는 한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 순이었다.

국내 조선업은 생산분야에선 91.9점으로 중국(85.1점), 일본(82.3점), 유럽연합(65.1점)을 비교적 크게 앞섰다. 연구개발·설계(89.1점)에서도 일본(84.1점), 중국(80.1점), 유럽연합(76.2점)보다 높게 평가됐다. 생산(건조) 뒤에 이뤄지는 수리 조선 등 에이엠 서비스에선 중국 89.5점, 일본 81.9점, 한국 79.0점, 유럽연합 71.8점 순이었다. 조선업을 뒷받침하는 해운·에너지 산업 등으로 평가하는 수요 측면에선 중국 88.3점, 일본 85.7점, 한국 81.0점, 유럽연합 76.0점이었으며, 소재·부품·시스템을 이용하거나 설치하는 조달 측면에선 일본 89.6점, 한국 87.8점, 유럽연합 83.8점, 중국 77.8점 순이었다.

선종별로는 국내 조선업이 가스운반선·컨테이너선·유조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선 앞섰고,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벌크선 분야에선 중국과 일본에 뒤졌다.

산업연구원은 “조선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치사슬의 강점인 연구개발·설계 부문에서 탄소중립 및 디지털 전환으로 창출되는 친환경·스마트 선박 관련 기술개발과 인프라(기반)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연합의 환경규제 강화를 배경에 깔고 있는 제안이다. 국제해사기구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선박 설계 단계부터 탄소배출 감축을 충족하도록 규제를 시행하는데 더해 기존 선박에 대해서도 에너지효율 등급을 부여해 탄소배출 감축을 유도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에 따라 노후 선박이 친환경 선박으로 빠르게 대체될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또 “구조조정 이후 최적화되지 않은 산업구조를 안정화하고, 부족한 인력의 확보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조선업은 최근 2년간 대규모 수주로 3년 치 일감을 확보했지만, 2016년 이후 장기간 이어졌던 불황의 여파로 인력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올해 말까지 국내 조선업 분야에서 부족한 생산 인력 규모를 1만4천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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