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침대업계 개척자인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이 26일 밤 11시께 별세했다. 향년 93.
1930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고인은 1951년 1·4 후퇴 때 부모와 떨어져 혈혈단신으로 월남했다.
피난지 부산의 미군 부대에서 잡역부로 일하며 처음으로 침대를 접한 고인은 1963년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에이스침대 공업사를 설립해 지금의 에이스침대로 키웠다. 전쟁 뒤 서울에서 방송국 기자재 납품을 하며 가구점에 자주 드나든 고인은 제법 규모가 큰 가구점에도 침대가 없는 것을 보고 “내가 먼저 시장을 개척해보자”는 마음으로 침대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회사 설립 초기는 국내에 변변한 침대 스프링 제조 기술과 기기가 없던 터라 고인이 직접 침대 스프링 강선을 꼬아가며 침대를 만들었단다. 1992년 ‘에이스침대 침대공학연구소’를 설립해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힘을 쏟았고 이 무렵 유명한 광고 문구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도 만들어졌다.
고인은 1999년부터 25년 동안 지역사회에 모두 32억원 규모의 백미를 기부했고, 소방관 처우 개선을 위해서도 15억원을 내놓았다. 유족은 부인 김영금씨와 아들 성호(에이스침대 대표) 정호(시몬스침대 대표), 딸 명숙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30일 오전 8시다. (02)3410-3151.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