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엔데믹으로 전환된 올해, 항공사들이 받아든 2분기 성적표에 희비가 엇갈렸다. 대형항공사들은 화물 매출 감소에 영향을 받은 반면, 저비용항공사들은 일본·동남아 여행 수요에 힘입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 11일 발표된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실적(이하 별도 기준)을 살펴보면, 매출액 1조5691억원, 영업이익 1089억원, 당기순이익 18억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1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8.5% 감소했다.
이는 항공기 가동률 증가,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으로 유류비, 정비비 등이 늘어난 데다가, 화물 사업 매출이 타격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여객사업 매출은 111.7% 증가한 1조676억원을 기록했지만, 화물 사업 매출은 54% 줄어든 3765억원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항공 화물 수요 감소, 국제선 여객기 운항 확대로 여객기 화물칸(벨리 카고) 공급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한항공도 2분기 화물 부문이 부진했다. 대한항공은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 3조5354억원, 영업이익 46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6% 늘고 영업이익은 36%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여객 매출(2조2210억원)은 154% 증가한 데 비해 화물 매출(9638억원)이 57% 줄어든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매출 3698억원, 영업이익 231억원, 순이익 199억원을 거뒀다. 2005년 창사 이래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으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와 달리 흑자 전환했다.
제주항공은 “일본·동남아 위주의 탄력적 노선 운영”을 주요 요인으로 꼽으며 “리오프닝에 따른 펜트업(억눌렸던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 수요를 흡수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이달 기준 국적 저비용항공사 중 가장 많은 37개 도시, 50개 국제선, 6개 국내선을 운항하고 있는데, 전체 국제선 중 일본이 14개 노선(28.6%)으로 가장 많다.
티웨이항공 또한 매출액 2861억원, 영업이익 196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76% 감소했지만, 2분기 실적만 놓고 봤을 때 사상 최대다. 이밖에 진에어 178억원, 에어부산 339억원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 상장사 모두 2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항공업계는 여름 휴가와 추석 연휴가 끼어있는 3분기에 대형항공사, 저비용항공사 할 것 없이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 허용 소식도 주목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대한항공의 경우 여객의 개선과 진에어 실적 회복으로 외형 증가는 지속되나 화물 시황 부진세가 가파르다”면서도 “3분기 기점으로 이익 감소폭이 점차 완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유진투자증권은 “8월 초까지 항공기가 늘면서 일본·동남아 노선 운항편수가 코로나 이전의 90~100% 수준을 회복해 그동안의 공급 제약이 다소 완화된 상황”이라며 “3분기 성수기 진입으로 여객 수 증가, 운임 반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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