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1차 산업대전환 포럼 좌장회의’가 열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국내 첨단산업 발전 동력을 키우기 위해 정부 주도의 투자회사 설립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공장 구축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경제단체와 산업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경제계와 산업연구기관이 80여명의 민간 전문가들과 10개월간 고민한 ‘산업대전환 제언’을 정부에 전달한다고 17일 밝혔다.
간사 기관을 맡은 대한상의는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 선진국 추격형과 대중 수출 위주의 성장 방식이 더는 유효하지 않고, 첨단산업 분야에서 산업대전환을 위한 특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기관들은 정부가 전액 출자하는 형태의 ‘국가투자지주회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 주도의 글로벌 첨단산업 경쟁이 치열해지는 흐름에 따라 우리 정부도 전략적·장기적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막대한 투자금이 들어가는 산업 특징을 고려한, 정부가 공장을 짓고 소유권은 기업에 대여해 임대료를 받는 방식의 ‘역 민간투자사업’(Reverse-BTL) 도입도 건의했다. 첨단산업에서 경쟁국 대비 과도한 규제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 규제 준칙주의’를 도입해달라는 제안도 나왔다.
아울러 글로벌 기업이 속한 가전, 철강, 자동차, 이차전지 사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기반 공급망 선도 프로젝트'를 추진해, 스마트 공장을 넘어선 개별 기업의 ‘인공지능 팩토리’ 구축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글로벌 인재 유치를 위해 외국인의 신속 입국 지원과 영주여건을 제공하는 ‘우수인재 레드카펫’ 제도와 투자 세액 공제를 투자·고용 기여도에 맞춰 제공하는 ‘성장 촉진형 인센티브’도 제안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간 전문가들의 제언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1월 국내 산업 발전 길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민간 전문가들이 주축이 된 산업대전환 포럼을 구성했다. 포럼에는 대한상의를 포함한 경제단체와 산업기술진흥원 등 정부출연기관이 참여해 투자·인력·생산성·기업성장·글로벌·신비즈니스 등에 대한 과제를 논의했다. 최중경 한미협회 회장이 투자, 김현석 삼성전자 고문이 생산성,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업성장, 박일평 엘지(LG)사이언스파크 대표가 신비즈니스 부문의 좌장을 맡았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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