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SK)케미칼이 중국 상하이에 있는 폐기물 재활용 기업 ‘상하이 위에쿤’ 본사에서 ‘중국 광동성 내 폐플라스틱 리사이클링 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안재현 에스케이케미칼 대표, 첸슈에펑 러브리 대표. 에스케이케미칼 제공.
에스케이(SK)케미칼이 중국 폐자원 수거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한 원료를 받기로 했다.
에스케이케미칼은 중국 상하이에 있는 폐기물 재활용 기업 ‘상하이 위에쿤(리사이클 사업 브랜드명 ‘러브리’) 본사에서 ‘중국 광동성 내 폐플라스틱 리사이클링 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양해각서 체결로, 에스케이케미칼은 중국 현지에서 폐플라스틱 재활용 원료인 폐 페트(PET)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에스케이케미칼은 광동성에 위치한 에스케이(SK)샨토우 공장에서 러브리와 중국 폐플라스틱 회수·선별 사업을 협의해 내년에 본격적으로 공급·생산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에스케이케미칼은 지난 3월 중국 슈에사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관련 자산을 인수해 해외법인 에스케이샨토우를 설립한 바 있다.
상하이 위에쿤(러브리)은 전자기기 수거·재활용 기업 만물신생(ATRenew)의 자회사로, 중국 37개 도시에서 연간 약 42만톤의 생활폐기물을 수거·선별하는 업체다. 에스케이케미칼은 “러브리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선별 자동화 기기, 디지털 서비스 기반 리워드 프로그램 실행, 폐기물 흐름 데이터화를 통해 리사이클 밸류체인 선도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케이케미칼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플라스틱 수거와 선별, 재활용 소재 생산까지 이어지는 완결적 순환체계가 완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보다는, 원료 공급·생산 인프라가 갖춰진 중국에서 사업의 첫발을 떼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에스케이케미칼 관계자는 “국내 산업은 아직 공장 건설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중국에는 생산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안정적으로 저렴하게 원재료를 공급받을 수 있다”며 “중국에서 사업이 성숙하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내 공장 건설 등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2050년 6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재활용 의무화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서다. 유럽연합(EU)은 페트 음료병을 만들 때 2025년부터 25%, 2030년부터 30% 이상 재생 페트 재활용을 의무화했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비율을 3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플라스틱 재활용 소재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아직 파악이 어려운 데다가, 고품질 소재는 한정적인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맺은 ‘플라스틱 재활용업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으로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하는 플라스틱 선별업 등에 진출하지 못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플라스틱 재활용에 뛰어든 석유화학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시장이 개화하기 전 원료 공급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자체나 관련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최근 에스케이(SK)지오센트릭은 지자체인 서울시에서 끈, 막대 등을 뗀 폐 현수막을 공급받아 화학적 재활용이 가능한지 검증하는 업무협약을, 엘지(LG)화학은 물류센터 포장용 랩을 재활용하기 위해 씨제이(CJ)대한통운과 업무협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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