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선적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시행되는 가운데 전기차 등 한국산 친환경차 판매가 미국에서 9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수출액도 8월 역대 최고액을 달성하며 1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9일 발표한 ‘8월 자동차산업 동향’을 보면, 미국 시장에서 한국 친환경차(전기·수소·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8월 판매량은 1만3800대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발효한 지난해 8월 5500대와 비교해 151% 증가했다. 판매량 증가에 한국 친환경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1월 4.9%에서 지난달 10.9%로 증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8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 시행 뒤 우리나라 의견을 반영해 렌트·리스 등 상업용 친환경차의 경우 북미 조립과 배터리 요건에 상관없이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한 점이 판매량 확대로 나타났다”고 풀이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판매 중 리스 비중은 2022년 2%에서 2023년 상반기 약 40%까지 확대된 상태다.
한국신용평가는 “2023년 4월에 발표된 보조금 대상 차종은 총 16종으로 일부 미국 업체 차량에만 국한되어 있어, 당초 우려보다 법안의 파급력이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러나 최근 테슬라를 비롯한 경쟁업체가 본격적으로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어, 경쟁 강도는 보다 심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8월 친환경차 수출량은 미국 시장을 포함해 모두 5만3000대로 지난 3월(7만1000대) 이후 주춤하는 추세다. 친환경차 수출액은 18억 달러였다.
한국산 친환경차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52억92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8.7% 증가했다. 지난해 7월 자동차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3% 늘어난 뒤 1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이 이어졌다.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는 자동차 전체 수출액의 3분의 1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여름 휴가철 같은 계절적 이유로 생산·판매가 감소해 전월(7월 59억 달러)에 견줘서는 수출액이 6억 달러 이상 줄었다. 지난달 자동차 총 생산량은 1년 전보다 9.6% 늘어난 31만1959대다.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8월 대비 0.7% 감소한 13만대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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