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다음주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연합뉴스
반도체 불황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다음주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에선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회복세가 미미하다며 실적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4분기에는 메모리 감산 효과와 가격 상승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14곳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를 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2.15% 감소한 1조9369억원으로 예측됐다. 매출 컨센서스는 11.34% 감소한 68조73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이 6천억원대에 그쳤던 1·2분기와 비교하면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시기에 3분기 영업이익이 2조∼3조원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과 비교하면 실적 눈높이가 다소 하향조정된 모습이다. 이는 디(D)램과 낸드 메모리의 감산 규모 확대로 고정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운호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급격한 감산에 따른 비용 구조 악화 영향이 커 적자 폭을 크게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방산업 수요 부진으로 낸드 부문의 적자 폭이 2분기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부문의 적자 개선 폭이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 부문 적자가 3조원 중반에서 4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증권 3조4천억원, 하나증권 3조6천억원, 한국투자증권 3조7천억원, 케이비(KB)증권 4조원 등이다. 앞서 2분기 반도체 부문 적자(4조3600억원) 규모가 3분기에도 급격히 개선되지는 못할 것이란 얘기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평균판매단가(ASP)는 상승하겠지만 감산에 따른 가동률 하락으로 단위 원가 부담이 높아져 실적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4분기부터는 감산 효과와 고부가가치 제품의 가격 반등이 본격화하면서 실적 개선이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동원 케이비(KB)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감산 규모를 15∼25% 더 확대한 것으로 추정돼 연말 메모리 반도체 재고는 2분기 대비 50% 이상 감소할 것”이라며 “4분기부터 뚜렷한 실적 개선 추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디램과 낸드 재고가 5월에 정점을 찍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디램과 낸드 모두 제품별 선별적인 추가적인 생산조정을 진행 중이며, 특히 낸드 위주로 생산 하향 폭을 크게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가격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 집계를 보면, 피시용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디디알5) 16기가비트(Gb) 제품의 8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3.40달러로 전달(3.17달러)보다 7.26% 올랐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성장세도 4분기 실적 개선의 긍정적 요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4분기 글로벌 디램 시장이 공급 과잉에서 공급 부족으로 바뀌며 디램 가격이 3분기 대비 17.8%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김회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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