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신본사의 야간 전경. 아모레퍼시픽그룹 제공
아모레퍼시픽그룹이 3년2개월 만에 신본사를 준공해 입주를 시작하며 세번째 용산 시대를 연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하 7층, 지상 22층, 연면적 18만8902m²(약 5만7150평) 규모의 신본사를 준공해 20일부터 순차적으로 입주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1956년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 본사를 세워 자리잡았고, 1976년 지상 10층 규모의 신관을 준공했다. 그 뒤 41년 만에 같은 자리에 다시 신본사를 신축했다.
신본사는 ‘연결’을 열쇳말로 삼았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신본사를 통해 자연과 도시, 지역사회와 회사, 소비자와 임직원 사이의 자연스러운 교감과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고심했다”고 밝혔다. 신본사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건물 안에 있는 ‘루프 가든’이라고 이름 붙인 3개의 정원이다. 5층, 11층, 17층에 사무공간을 비우고 정원으로 꾸몄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건물 속 정원을 통해 임직원들이 어느 곳에서 일하더라도 자연과 가깝게 호흡하고 계절의 변화를 느끼면서 편안하게 소통하고 휴식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신본사 내 정원인 ‘루프 가든’ 모습. 아모레퍼시픽그룹 제공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위해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는 공용 문화 공간을 마련했다. 1~3층까지 탁 트인 대형 공간 ‘아트리움’을 설치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사옥 안 저층부는 수익성을 고려해 상업 시설을 유치하는데,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공익적인 문화 소통 공간을 조성했다고 강조했다. 또 1층에는 미술관과 진시용 도록 라이브러리 등을 두었고,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는 전시실을 운영한다. 이와 함께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체험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며, 2층에는 임직원 자녀를 위한 사내 어린이집이 들어선다고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덧붙였다.
5층부터는 임직원 사무 공간과 복지 공간으로 꾸며졌다. 5층은 800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직원식당과 카페가 있고, 130명이 함께 쓸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도 있다. 휴게실과 힐링존(마사지룸)도 운영한다. 6~21층의 사무 공간은 열린 소통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칸막이를 없앤 개방형 책상을 설치하고, 위아래 층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곳곳에 내부 계단도 마련했다. 더불어 집중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1인용 ‘워크 포커스’ 공간도 만들었다 또, 사무 공간의 어느 자리에서도 자연 채광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고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설명했다. 신본사는 모두 7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이번 입주에는 3500명의 임직원이 입주하게 된다.
1인용 집중 업무 공간인 ‘워크 포커스’ 모습. 아모레퍼시픽그룹 제공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신본사의 설계는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맡았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신본사의 설계에 영감을 얻은 것은 기교 없이 절제된 아름다움을 지닌 전통 도자기 ‘백자 달항아리’이다. 또한 신본사와 연결되는 지하 공공보도는 이승택·임미정 건축가, 본사 뒤편의 공원관리실은 양수인 건축가가 맡아 설계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