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훙(網紅·인터넷 유명인사)을 통한 단발성 홍보가 즉각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는 맹목적인 믿음은 삼가야 한다”
한-중 관계가 풀리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들이 왕훙 마케팅에 다시 관심을 쏟고 있다. 중국의 빅데이터 분석 업체인 애널리시스이관(Analysys易?)은 왕훙 마케팅에 따른 2017년 매출은 811억위안(13조3천억원)이고, 올해 매출은 25% 증가한 1016억위안(16조6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마구잡이식으로 왕훙만 내세워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고 현재 활동하고 있는 왕훙들은 조언한다. 코트라(KOTRA) 중국 샤먼무역관은 최근 100만 이상의 팔로워가 있는 왕훙 3명의 인터뷰 내용 등을 포함한 ‘왕훙, 중국의 모바일 소비를 이끌다’라는 온라인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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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보고서는 “중국 내 왕훙과 왕훙 기획사가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수치를 조작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다주지 못하는 경우도 다수 존재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의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웨이보(微博) 등에서 활동하며 16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왕훙 동쉬에(董雪)는 “단기적인 접근보다 장기적인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그리고 중국 내 왕훙 산업이 커지면서 많은 플랫폼이 생겼고, 많은 사람이 활동하고 있다. 때문에 (마케팅에 적절한) 왕훙 선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훙 마케팅은 대행사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성이 떨어지는 왕훙을 써 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이런 일을 피하기 위해 “대행사를 쓰더라도 직접 검증 작업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왕훙의 수가 늘어나는 만큼 중국 소비자들이 호기심을 가질 만 한 신선한 콘텐츠의 공급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보고서는 2017년 팔로워 10만 명 이상을 보유한 왕홍은 2016년보다 57.3% 증가했고, 같은 기간 왕홍 팔로워 수는 20.6% 늘었다고 밝혔다. 우위디티앤스샤오펀요우(无羽的天使小盆友)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는 왕훙은 “왕훙 산업은 과포화된 상태라 팔로워들이 날이 갈수록 흥미로운 내용의 신선한 콘텐츠를 원하고 있다”며 “왕홍과의 충분한 사전조율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기획해야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다 철저한 시장 조사와 현지화도 왕훙 마케팅 전개 시 필요한 요소로 꼽혔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메이파이(美拍)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왕훙 샤샤오차차차(沙小擦caca)는 “한국 기업을 만나면서 느꼈던 점은 많은 관계자가 사실과 다른 언론 보도나 소문에 근거해 홍보 전략을 세운다는 것이다”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보고서도 “왕훙 생태계는 다변화하고 있어 일부 성공사례를 기반으로 하면 성공확률은 매우 낮다”며 “왕훙 마케팅 활용을 위해서는 그 생태계와 프로세스에 대해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