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7∼9월)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하면서 5분기 만에 반등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세계 경기 하락 전망 등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비교적 선방했다.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외국인투자 200억달러 5년 연속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3분기 신고 기준 외국인직접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36억1천만달러(4조3천억원)를 기록했다. 4분기 연속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다만 실제 투자 도착 기준으로는 32.7% 감소한 13억6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 누적실적은 134억9천만달러(16조1천억원)를 기록했다. 통상, 연말로 갈수록 투자가 증가하는 추세 등을 고려하면 200억달러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신산업 분야의 외국인직접투자는 1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신산업 업종은 첨단소재·부품, 인공지능(AI), 핀테크 등이다. 외국인투자가 지속해서 다변화·고도화하는 셈이다.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가 이뤄지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투자 관심이 지속하는 측면도 있다. 특히 첨단 석유화학, 반도체·디스플레이, 미래자동차 등 분야에서 기존 소재·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와 부품 제조업체의 우수 프로젝트도 다수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 관계자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와 관련한 투자 접촉과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독일·미국·프랑스 등 소재·부품 강국의 한국 진출 기회가 열린 셈”이라고 했다.
나라별(신고기준)로 보면 미국은 8억4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 중국은 1억6천만달러로 16.5% 감소세를 보였지만 유럽연합(EU)은 7억1천만달러로 25.2% 증가했다. 유럽연합의 직접투자 증가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와 금융 부문의 인수합병(M&A)이 증가(2억4천만달러, 1135.4%↑)한 데 따른 것으로, 물류·정보기술(IT)·콘텐츠 투자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경우, 5억9천만달러로 520% 급증했으나 이는 롯데지주가 롯데캐피탈 지분 25.64%를 일본 롯데파이낸셜코퍼레이션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매각 대금은 3332억원으로 알려졌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2% 감소한 3억7천만달러를 기록한 반면, 서비스업은 37.5% 증가한 31억2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이(e)커머스·공유경제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활발히 유입되고 있다. 유형별로는 한국에 공장 등을 짓는 그린필드형은 30.6% 증가한 26억7천만달러를 기록했지만, 한국 기업의 지분을 사들이는 인수합병형은 33% 감소한 9억4천만달러를 기록했다.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