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5년 만에 단기 무급휴직을 시행했던 대한항공이 이번엔 6년 만에 희망퇴직에 나섰다.
11일 대한항공은 15년 이상 근속한 만 50살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운항승무원과 기술·연구직, 국외근무 직원 등 직종은 제외됐다. 신청자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에 최대 2년치 급여를 추가 지급하고, 퇴직 뒤 4년간 자녀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학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대한항공은 밝혔다. 오는 23일까지 접수받고 심사를 거쳐 퇴직자를 추릴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마지막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2013년이다. 40살 이상 직원 중 110여명을 내보냈다.
대한항공은 최근 잇달아 인력 감축을 단행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근속 만 2년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6개월 무급 휴직 신청을 받았고 지난달 말 이뤄진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그룹 전체 임원 수를 27% 줄였다. 이번 희망퇴직은 “60살 정년에 앞서 새로운 인생설계를 준비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보다 나은 조건으로 퇴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대한항공 쪽 설명이지만, 사실상 인건비 절감 조처로 풀이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달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가진 한국 언론의 뉴욕특파원 간담회에서 “내년 경제가 굉장히 안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 비용 절감을 구체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대한항공의 올해 3분기(7~9월) 매출(별도 기준)은 3조2829억여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가량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2118억여원에 이르렀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손실은 6268억원이다. 현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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