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보건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마스크를 쓴 방문객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국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됨에 따라 중국 춘절(설) 연휴를 맞아 멈췄던 공장을 재가동하지 않고 주재원을 귀국시키는 등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자동차용 강판 가공 공장을 운영 중인 포스코는 춘절 연휴를 연장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조처에 따라 새달 2일까지 우한을 포함해 중국 전역의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다. 포스코 관계자는 2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재가동 시기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역시 우한에 공장을 둔 에스케이(SK)종합화학은 공장은 정상 가동하되 ‘최소 인력’으로 운영하고 있다. 에스케이 쪽은 “현지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던 한국인 직원 10여명을 귀국시켰으며, 부사장급 1명이 남아 재택근무를 하며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출장을 다녀온 직원은 이상증세와 무관하게 열흘간 재택근무를 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 장쑤성 쑤저우시에 가전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새달 8일까지 공장 가동 재개를 일단 늦추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연휴를 2월2일까지로 늦춘 가운데 쑤저우시는 별도 공지로 최소 8일까지는 모든 기업이 업무를 재개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쑤저우시의 반도체 후공정 공장은 정상 가동중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베이징과 충칭 등에 공장을 둔 현대차그룹은 중국 공장 가동을 새달 2일까지 중단한다. 그룹 관계자는 “유동적인 상황이라 추가 휴무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주재원 가족들의 귀국을 권유하고 회사에서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룹 전체 임직원의 중국 출장은 별도 지침이 있을 때까지 금지했다.
엘지(LG)전자, 엘지화학을 비롯한 엘지 주요 기업들은 이날부터 중국 전역에 대한 출장을 전면 금지했다. 또 중국 현지 법인에 나가 있는 출장 인력도 최대한 빨리 복귀시킬 방침이라고 엘지 쪽은 밝혔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등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엘지디스플레이는 공장은 그대로 가동하되 국내 임직원들의 중국 출장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송경화 기자, 산업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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