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산업·재계

35년간 매출 50위내 유지 기업은 삼성전자·현대차 등 8개뿐

등록 2020-02-18 18:58수정 2020-02-19 02:33

지속성장연구소, 매출 순위 변화 조사
1984년엔 5개뿐…상사·섬유 순위하락

IT·자동차·유통업종 매출은 급성장
2010년 들면서 성장세 뒷걸음질
“대기업 성장판이 닫히고 있는 것”

국내 대기업 가운데 지난 35년동안 다른 기업에 인수되는 변화 없이 매출 상위 50위 안에 계속 포함된 곳은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 현대자동차 등 8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규모는 35년 사이 25.4배 커졌지만 성장 속도는 확연히 느려지고 있다.

18일 조직개발 전문업체 지속성장연구소가 기업분석 업체 한국시엑스오(CXO)연구소에 의뢰해 1984년부터 2018년까지 35년 사이 상장사 매출 상위 50위 대기업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1984년 당시 ‘톱50’이었던 기업 중 35곳은 순위 밖으로 밀려나거나 주인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가 대표적이다. 1984년 매출 1위였던 ㈜대우는 외환위기를 거친 뒤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건설로 나뉘어졌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 그룹으로 들어갔고 대우건설은 새 주인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1984년 매출 10위로 나타났던 국제상사는 국제그룹의 해체 속에 우여곡절을 겪다 지금은 엘에스(LS)네트웍스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건설사인 동아건설과 삼환기업은 각각 19위, 22위였지만 지금은 주인이 바뀌었다. 31위였던 미륭건설도 마찬가지다. 이번 조사는 금융업을 제외하고 이뤄졌다.

밀려나거나 주인이 바뀐 기업들을 보면 업종별 부침이 읽힌다. 1984년에는 ‘톱50’ 안에 건설사만 14개가 이름을 올렸지만 2018년에는 5곳에 그쳤다. 현대종합상사와 대우, 삼성물산 등 상사 기업들은 1990년대까지도 8~9곳이 ‘톱50’에 들었지만 2010년대에 들어와선 3곳 정도만 순위권에 유지되고 있다. 섬유 산업도 35년 사이 쇄락을 겪었다. 1980년대 5~6곳이 50위 안의 매출을 올리며 활약한 반면 지금은 모두 보기 어렵다.

반면 전기, 전자, 통신 등 아이티(IT) 업종은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1984년 당시 ‘톱50’엔 아이티 기업이 4곳에 불과했는데 최근엔 12곳으로 늘었다. 자동차 업체들과 유통 기업들도 순위가 올라갔다. 아이티 기업에서는 대표적으로 삼성전자가 꼽힌다. 1984년 매출이 1조3천억원 수준이었는데 2018년에는 170조원대로 급증했다. 2002년부터 국내 기업 중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도 1984년 6600억원에서 2018년 43조1천억원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시대 변화 속에서 섬유, 식품, 건설 등 ‘의식주’ 업종은 1980년대에서 1990년대로 넘어오며 매출 순위가 밀려난 반면 전자, 자동차, 유통 쪽은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매출 규모를 보면, 1984년에 국내 50대 기업의 매출액 합계는 34조원이었는데 2018년엔 872조원으로 늘었다. ‘톱50’에 가입할 수 있는 기준도 1984년 2천억원 가량에서 2018년 4조원 이상으로 올라갔다. 다만 2000년까지는 매출 외형이 폭발적으로 커졌지만 2011년부터는 그 성장세가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총 매출 872조원은 2013년 대비 1% 성장한 데 그친 수치다. 지속성장연구소는 “우리나라는 대기업 중심으로 경제가 움직이는 경향이 강한데 2010년부터 외형 성장 속도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며 “국내 대기업의 매출 성장판이 닫히고 있다”고 밝혔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매출 순위가 변화하며 과거보다 산업이 다변화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상 삼성과 엘지 등 몇개 대기업집단에서 분화된 기업들 사이 변동이 있었을 뿐 결과적으로 큰 차이는 없었다”며 “기득권 기업들 총수 일가의 친인척이 나눠가진 경우가 많고 그만큼 도전엔 진입 장벽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