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회사채-국채 금리차 최고치
손실 위험 적은 채권에 자금 쏠려
손실 위험 적은 채권에 자금 쏠려
부실 회사채와 국채 간 금리 차(스프레드)가 올해 들어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이 기업들의 대표 자금 조달 시장인 채권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모양새다.
15일 <한겨레>가 금융투자협회에 공시되는 주요 채권 금리를 분석해 보니, 투기등급 회사채 BBB- 금리가 폭등하면서 대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국고채 3년물 간 ‘금리 스프레드’는 지난 13일 6.892%포인트로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두 채권의 금리 스프레드는 지난 1월 중순께부터 추세적으로 상승해오다, 이달 들어서만 15.4bp(1bp=0.01%포인트) 뛰어올랐다.
금리 스프레드 급등은 자금조달 시장에서 ‘옥석’을 가리는 데 분주하다는 의미다. 국채 등 손실 위험이 없는 채권에는 자금 쏠림이, 돈 떼일 위험이 큰 회사채에는 투자자 투매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 들어 13일까지 10거래일 동안 국채 금리(3년물 기준)는 3.1bp 하락했으나 같은 기간 BBB- 등급 회사채 금리는 12.3bp 상승했다. 앞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등 취약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거나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할 여지가 높아진 것이다.
현재 국채와 회사채(BBB-) 금리 스프레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는 낮다. 세계 금융위기의 불을 댕긴 2008년 9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4%포인트대이던 금리 스프레드는 그해 10~11월께 6%포인트대까지 오른 뒤 이듬해인 2009년 4월엔 8%포인트까지 치솟은 바 있다.
자금 시장 불안이 커지면 정부도 시장 개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08년 12월께 정부는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해 부실채권 인수 등을 통해 금리 스프레드 축소에 나선 바 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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