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서울의 한 병원 독감 예방접종 창구 모습. 연합뉴스
3분기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성적표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가 서로 다른 영향을 미쳐서다.
2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백신 개발·제조업체인 지시(GC)녹십자는 올해 3분기 4천억원대 매출과 함께 영업이익이 5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추정 영업이익으로만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403억원)을 뛰어넘는다. 올해 누적 매출은 이미 1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확산 우려가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보고서에서 “녹십자가 정부로부터 수십억원 규모의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연구개발 비용을 지원받는데다, 독감백신 매출이 3분기에만 778억원(4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셀트리온과 유한양행도 지난 석달새 나란히 4천억원대 매출을 올려 3분기 누적 1조원 매출이 기대된다. 이들과 함께 ‘빅 4’로 꼽히는 종근당 역시 3분기 3천억원대 매출로 성장세다. 당초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환자들의 병원 방문이 줄면서 제약업계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지만 결과는 달랐다. 만성질환 치료제가 장기처방 형태로 판매량을 유지하는데다, 호흡기 감염 질환에 대한 우려로 폐렴 백신 매출이 오히려 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동아에스티(ST)는 3분기 매출(1456억원)이 지난해보다 10% 줄어들었다. 회사 쪽은 28일 실적보고에서 “코로나19 여파로 병원 내원 환자 감소에 일부 제품이 영향을 받았고 수출 제품인 캔박카스 판매도 줄었다”고 분석했다. 한 제약업체 공시(IR) 담당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만성질환 약은 코로나19와 상관없이 꾸준히 판매될 수밖에 없고, 독감 등 백신 수요 증가와 함께 여러 제약사의 신약 개발 성과가 매출로 연결됐다”며 “다만 대면영업으로 판매량을 유지해온 중견제약사나, 필수의약품이 아닌 분야는 어려움을 겪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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