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자동차 산업이 생산·내수·수출 모두 전년대비 두자릿수 늘어나는 ‘트리플 증가’를 2개월 연속 이어갔다. 친환경차는 7억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2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서 지난달 국내에서 자동차 26만958대가 생산돼 전년 같은 기간대비 37.9%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카니발 등 스포츠실용차(SUV)를 중심으로 내수 판매 뿐 아니라 수출 물량까지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한국지엠과 쌍용차가 각각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부품업체 납품 거부 등에 따른 생산차질을 빚었지만, 전체 생산시장 88%를 점유한 현대차와 기아가 생산량 증가를 이끌었다.
지난달 내수는 12만3317대로 전년 동기대비 24.2% 늘었다. 신차 시장에서 현대차 지브이(GV)70과 기아 카니발 등이 인기를 끌면서 국산차 판매 증가율(24.3%)이 5개월 만에 수입차(23.5%)를 눌렀다. 자동차 생산·수출·내수가 동시에 전년 동기대비 두자릿수 증가하는 ‘트리플 증가’ 기록이 지난 1월에 이어 두달 연속 이어졌다. 두달 연속 ‘트리플 증가’는 2017년 8~9월 이후 3년6개월만에 처음이다.
수출도 활발했다. 지난달 수출은 16만1886대로 지난해 같은 달과 견줘 35.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금액 기준으로는 35억3천만달러 어치가 팔렸다. 스포츠실용차 등 상대적으로 비싼 차량들이 더 팔리면서, 수출금액 증가율(47.0%)이 수출대수 증가폭을 10%포인트 넘게 앞섰다. 자동차 수출 확대가 부품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자동차 부품 수출도 전년 동기대비 8.9% 늘었다. 금액으로는 지난 한달 19억6천만달러 어치를 수출해 최근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자동차 부품 수출이 4개월 이상 증가한 것은 2018년 4~8월 이후 30개월 만에 처음이다. 차종별로는 친환경차의 활약이 돋보였다. 내수 판매량이 1만8342대로 지난해 2월과 견줘 두배 넘게(104.5%) 늘었고, 수출에서도 2만4932대가 팔려 70.9% 증가폭을 보였다. 친환경차 수출금액 7억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전기·수소차 수출금액이 3억3천만달러로 하이브리드와 같은 규모로 집계됐다. 산업부 쪽은 “지난 2월 자동차 생산·내수·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부품 공급 차질 문제로 생긴 기저효과를 넘을 만큼 호조를 보였다“며 “스포츠실용차 뿐 아니라 친환경차 같은 고부가가치 차량이 늘어나 판매대수 대비 수출금액 증가폭이 빨라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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