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제주 시내 아파트에 혼자 살던 50대 ㄱ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제주시가 혼자사는 이들의 쓸쓸한 죽음을 막기 위해 ‘무료 건강음료 배달’을 하고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며칠째 배달된 음료가 바깥에 그대로 방치되자 배달원이 뒤늦게 주민센터에 신고했지만, 고독사를 막을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한국전력은 25일 제주시, 에스케이(SK)텔레콤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1인 가구의 안부 이상 징후를 자동 탐지하는 ‘1인가구 안부살핌 서비스’를 제주시에 제공하기 위해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서귀포시와 ‘1인가구 안부살핌 서비스’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어 이번에 제주지역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게 됐다.
1인 가구 안부살핌 서비스는 전력사용 패턴과 통신 데이터 사용량 등을 인공지능이 분석해 안전 이상 징후를 포착하게 된다. 예를 들어, 전력 사용량이 특정 시기에 급격히 줄어든다든가, 휴대전화 통화량이나 문자 발신횟수가 아예 사라졌을 경우 고독사 위기에 놓였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같은 조짐이 포착되면 안부살핌 서비스를 통해 해당 지방자치단체 복지 담당자에 위기 징후를 통보하게 된다.
한국전력이 전력데이터 패턴을 파악하고, 에스케이텔레콤은 전화통화 등 통신데이터 변화를 확인하는 구실을 한다. 제주시는 서비스 수혜희망자를 모집하고, 이상징후가 발생할 경우 1인 가구를 보호하기 위한 대처에 나선다.
한국전력은 지난 2019년 광주광역시 우산동에서 1인가구 안부살핌 서비스 실증사업을 시작으로 서귀포시, 경기 시흥 정왕본동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전력 쪽은 “제주도 1인 취약가구의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이후에도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사회안전망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