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만 바꿔도 연간 절감액 약 170만원.”
케이씨씨는 지난 2015년부터 3년여간 신문 광고 등을 통해 자사 창호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창문 교체만으로 한달 냉·난방비가 15만원 가량 줄어든다는 것인데, 일반 가정의 한달 냉·난방비를 생각하면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내용이다. 다른 대기업 창호업체들도 비슷한 광고 경쟁을 했다. “연간 40만원의 냉난방비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엘지하우시스), “1등급 창호 교체시 절감되는 에너지비용 연간 30만원 이상”(현대엘앤씨)라거나, “30~40평 아파트 창의 유리를 슈퍼 진공유리로 교체할 경우, 에너지 사용량 약 42% 절감”(이건창호) 등으로 포장한 광고들도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창호제품의 에너지 사용량과 냉·난방비용 등 에너지 절감 효과를 과장 광고한 케이씨씨와 엘지하우시스 등 5개 업체에 시정명령과 함께 모두 12억8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결정을 보면, 이들 업체는 광고에서 앞세운 효과가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것인데도, 일반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상당한 냉·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것처럼 과대 광고를 했다. 실제 이들은 창호 성능을 시뮬레이션 할때, 사람들이 하루 몇시간 집에 상주하면서 냉·난방을 가동했는지와 실내온도를 몇 도로 유지했는지 등 소비자들에 시험 제한사항을 전혀 알리지 않거나, 형식적인 표시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업체는 실험조건과 관련해 ‘서울지역 40평형 아파트 건물에너지 해석 결과’, ‘사용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등 소비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으로만 표시한 경우도 있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엘지하우시스에 과징금 7억1천만원, 케이씨씨에 2억2800만원 등을 부과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향후 행위금지명령을 내렸다. 공정위는 “특정 조건 아래서만 얻을 수 있는 제품 성능과 효과를 일반적인 성능인 것처럼 부풀려 광고하는 것은 소비자를 속이는 불법행위”라며 “제품의 성능, 효율 등을 오인시킬 우려가 있는 부당표시·광고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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