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운송비 수준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사상 최초로 3000선을 돌파했다.
30일 해운 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이날 전주 대비 120.98포인트 오른 3100.74를 기록했다. 2009년 10월 지수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3000 선을 돌파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4월 말 852.27과 비교하면 1년 사이에 운임이 4배 가까이 뛴 꼴이다.
매주 금요일마다 발표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계절적 비수기인 지난 1분기에는 2500~2600 선을 맴도는 조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수에즈 운하 통행 중단 사고가 발생한 뒤부터 조정세를 벗어나 5주 연속 상승세를 탔다. 특히 국내 수출기업들이 많이 이용하는 미주와 유럽 노선 운임이 크게 올랐다. 미주 서안 항로 운임은 1FEU(4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56달러 오르며 사상 최고치인 5023달러를 찍었다. 미주 서안 운임이 5천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주 동안 운임도 1FEU당 무려 732달러나 뛰어오르며 6419달러를 기록했다. 역시 사상 최고치다. 유럽 항로 운임은 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4630달러로 전주 대비 305달러 올랐다.
업계에선 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에 따른 ‘보복소비’ 물동량 증가와 주요 항만 하역 정체, 내륙 운송 지연, 컨테이너 박스 부족이 맞물려 공급망 병목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게 해운 운임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말 발생한 수에즈운하 통항 중단 사고도 운임 상승 요인으로 꼽혔다.
국적 해운업체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분기는 계절적으로 1분기보다 물동량이 증가하는 때인 만큼 운임 상승세는 당분간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에이치엠엠(HMM) 등 원양 해운업체들의 실적은 좋아지겠지만, 국내 수출기업들의 고충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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