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중거리 노선 여객기 A330 모습.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중거리 노선 여객기를 장거리 항공화물 운송에 긴급 투입한 데 이어 연료비 절감을 위해 기내 좌석을 뜯어내는 등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여객 혹한기’를 시기를 살아내기 위해 눈물겨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항공사가 항공기 무게를 줄여 연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겉에 칠한 페인트를 긁어낸 적은 있었으나 여객 좌석 제거는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장거리 화물운송 노선에 투입된 중거리 노선 여객기(A330) 6대의 좌석을 전부 제거했다고 19일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화물칸으로 개조한 게 아니라 비행기 무게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물론 화물 수요에 따라 좌석을 뜯어낸 자리를 화물칸으로 꾸밀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장거리 노선 여객기(보잉 777-300ER) 10대의 기내 좌석을 제거한 뒤 화물칸으로 개조해 대당 13t 분량의 화물을 더 싣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들 중거리 노선 여객기를 이달부터 미국 뉴욕과 캐나다 토론토 등으로 향하는 화물운송에 투입했다. 비행기가 작은 탓에 인천국제공항에서 목적지까지 한 번에 비행할 수 없어 알래스카 앵커리지에 착륙해 급유를 받고 최종 목적지로 이동한다. 대한항공은 화물 수송량이 늘면서 화물 하역 지상 조업장도 넓혔다. 대한항공 1·2화물터미널에 이어 C터미널에서도 화물을 하역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때마침 늘어난 화물운송으로 살길을 찾아왔다. 화물 매출 덕에 여객 수요 급감 상황에서도 지난해 2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글로벌 물동량 증가 추세가 이어진 데다 항공운임도 크게 오른 덕이다.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 화물운임은 1㎏당 8.48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전국 국제공항 화물 수송량은 27만9906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2% 증가했다.
업계에선 벌써 대한항공이 2분기에는 화물운송 매출 호조로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