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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집값 고점인 것 같은데 시장 과열 이어져…“금리 보다 대선이 변수”

등록 2021-07-21 13:55수정 2021-07-22 02:46

주택구입부담지수 역대 최고치 기록
고점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 되살아나
예고된 금리 인상은 “영향 제한적”
규제완화 공약 등 대선이 자극할 가능성
서울 강남구 대모산 전망대서 바라본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대모산 전망대서 바라본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 연합뉴스
주택 가격이 ‘꼭지’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속속 나오고 있지만 시장 참여자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는 등 과열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시장 안정에 미칠 영향은 미미한 반면 대선이라는 변수가 시장을 더 크게 자극할 수 있다는 하반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울 지역의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올해 2분기 166.2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4년 1분기 이래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주택금융연구원이 분기별로 공개하는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가구를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부담을 수치화한 지표로, 소득의 25%를 부담하는 것을 100으로 본다. 166.2는 100만원을 벌 때 41만5천원을 원리금 상환에 쓴다는 것이다. 기존에 가장 높았던 시기는 164.8(41만2천원)을 기록한 2008년 2분기로,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아파트값도 ‘꼭지’를 찍은 뒤 서서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매매가격지수(2017년 11월 가격이 기준치 100) 월별 추이를 보면, 2008년 9월 95.8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더 이상 상승하지 않았다. 이후 2012년 5월까지 90 수준을 보이다 2012년 6월~2015년 5월 80대를 횡보했다. 아파트매매가격지수가 95.8을 넘어선 것은 2016년 11월(96.2)이었다.

집값이 추가 상승 여력 소진으로 고점에 달했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들은 여전히 강세라 과열이 진정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114의 2015년 이후 반기별 아파트 청약경쟁률을 보면 서울은 올해 상반기 평균 청약경쟁률이 125:1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3월 당첨자를 발표한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는 491가구 모집에 7만3769명이 몰려 평균 150.2대1의 경쟁률을 보였고, 서초구 반포래미안원베일리는 일반공급 1순위 224명 모집에 3만6116명이 몰려 161대1이었다. 대구 등 국지적으로 미분양이 일어나고 있지만 전국 청약경쟁률도 상반기 18.63대1로 2019년보다 높다. 국토연구원이 공표한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2·4대책 이후 잠시 꺾였다가 6월 전국 137.7, 서울 143.2로 지난 1월(138.3, 144.4) 수준을 회복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하반기 예고된 기준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과거 사례를 보면 금리 인상이 주택 가격 상승 추세를 꺾은 적이 별로 없다. 노무현 정부 시절 주택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던 2005년의 경우 기준금리(당시엔 콜금리 목표)를 그해 10월 3.5%에서 2006년 8월 4.5%로 10개월 간 1%포인트 올렸으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65.3에서 71.7로 되레 올랐다. 이후 2008년 8월 5.25%까지 금리가 꾸준히 상승했으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하락하지 않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준금리를 연내 1회, 내년 상반기 1회 올려 1퍼센트 정도가 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퍼센트 초반 수준이다. 지금보다 부담이 되긴 하겠지만 가격을 꺾이게 만드는 수준일지는 의문”이라며 “전세시장 불안이나 20대 대선 과정에서 부동산 공약 대결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최근 재건축 실거주 2년 요건이 입법 과정에서 사라지는 등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재건축이나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있기 때문에 재건축 시장이 불안해질 여지가 있다”며 “지금이 ‘꼭지’라고 보기에는 중저가 아파트들 위주로 상승 여력이 남아있기 때문에 내년 대선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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