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및 수도권 아파트값이 한 주 사이 상승폭을 더 키웠다. 상대적 중저가 지역과 재건축 아파트 위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의 주간 상승률은 0.2%로 2018년 9월 이후 3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값동향 자료를 보면, 전국의 8월 1주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0.28%로 7월 4주 0.27%보다 0.01%포인트 상승폭을 키웠다. 수도권(0.36%→0.37%)과 지방(0.19%→0.20%) 모두 상승폭이 커졌다. 수도권에서는 서울(0.18%→0.20%)과 경기(0.45%→0.47%)가 상승폭을 키웠고 인천(0.39%→0.37%)은 주춤했다. 지방 14개 시·도 가운데는 제주(0.59%→0.69%)와 대전(0.20%→0.27%)의 상승폭 증가가 두드러졌다. 한국부동산원은 “제주는 외지인 투자수요 및 매물 부족 현상으로 제주시 주요 대단지 아파트와 서귀포 혁신도시 위주로 상승하며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목되는 점은 서울의 주간 상승률이 0.2%로 2018년 9·13 대책이 나오던 시점으로 돌아간 데 있다. 서울 주간 상승률은 2018년 8월 3주~9월 2주 0.37%-0.45%-0.47%-0.45%로 고공행진 하다 9·13 대책이 나온 직후인 9월 3주 0.26%로 떨어진 뒤 0.2% 이상 오른 적이 없었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 시장 상황에 대해 “여름 휴가철 도래, 코로나 확산 등으로 거래 활동이 소폭 감소했으나 상대적 중저가 지역과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저가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노원구(0.35%→0.37%), 도봉구(0.26%→0.26%), 관악구(0.20%→0.24%), 강서구(0.21%→0.22%), 중랑구(0.19%→0.21%)는 평균 이상의 상승세를 보였다. 서초구(0.19%→0.20%)는 서초·잠원동 재건축과 방배동 위주로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집값 상승폭이 커진 원인으로는 4·7 재보선이 꼽힌다. 재보선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재건축 규제 완화를 띄웠고,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특위는 실수요자 대출규제 완화에 나섰다.
올해 초 주간 상승률은 2월 1주 0.1%를 찍으며 과열 조짐이 보였으나 2·4 대책이 나온 뒤 상승률이 축소돼 4·7 재보선 직전인 4월 1주 0.05%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선거 직후 다시 ‘브이(V)’자 반등해 5월 3주 0.1%대를 회복했고 꾸준히 상승폭을 키워 11주만에 상승률이 2배가 됐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집값은 계속 상승한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내집 마련을 해야한다는 3040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청약 가점이 낮아 청약을 지레 포기하고 중저가 매수로 선회하거나 전셋값을 감당하느니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매수로 돌아서는 수요자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