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일대 아파트단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지난달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신규 계약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2년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세보다 전세를 찾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서울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1만4022건 가운데 전세 거래는 8707건으로, 전체의 62.1%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 5월 전세 비중이 67.2%를 기록한 이후 2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전세 비중은 금리가 크게 오르고 전셋값은 하락한 시기였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신규 계약 전세금이 직전 전세금보다 낮아지는 이른바 ‘역전세’ 현상이 확산되면서 월세(보증부 월세)로 이동하는 수요가 증가하며 지난해 12월에는 전세 비중이 47.6%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다가 전셋값이 크게 하락한 이후에는 월세 수요가 다시 전세로 갈아타거나 집주인 협의를 통해 월세를 전세로 돌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최고 6%대까지 치솟았던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최근 3~4%대로 떨어지는 등 지난해보다 대출 문턱이 낮아지면서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신규로 전세를 얻으려는 임차인이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전세 수요가 늘면서 당분간 전셋값도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8천여가구로 올해 3만3천여가구에 견줘 급감하는 것도 전세시장 불안을 촉발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겨울방학 이사 수요가 움직이는 11월 전까지 전셋값 상승세가 한풀 꺾일 순 있지만 추세적인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데다 작년부터 이어진 인허가와 착공 물량 감소도 앞으로 2~3년간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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