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뺀 타운하우스 ‘눈길 끄네’
최고급형 일색서 중저가 실속형 잇따라
분양가상한제 적용 판교등 가격 합리적
분양가상한제 적용 판교등 가격 합리적
단독주택 위주였던 우리나라 주택은 1962년 서울 마포구에 마포아파트가 들어선 뒤 아파트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했다. 1970~80년대 서울 강남 개발과 1990년대 수도권 새도시 개발을 거치면서 수도권에는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섰다. 아파트는 여러모로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유로움을 간직한 단독주택보다는 2% 부족했다. 2006년부터 본격 등장한 타운하우스는 이런 단독주택의 매력과 공동주택의 편의시설을 결합해, 획일적인 아파트 문화에 염증을 느낀 수요자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시도였다. 하지만 높은 분양값과 떨어지는 환금성 등을 이유로 분양 실적은 생각보다 좋지 못했다. 최근 건설사들이 고객맞춤형 실속형 설계를 선보이는 등 좀더 진화된 타운하우스 공급에 나서고 있는 배경이다.
■ 실속형부터 고급형까지 다양해진 타운하우스 3.3㎡당 2000만원을 넘나들던 타운하우스 시장에서 거품을 걷어낸 실속형 타운하우스가 등장했다. 성지건설은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에 중저가 타운하우스 ‘포인하우스’를 올해 안에 분양한다. 186㎡ 단일면적 19가구로 단독주택형이다. 예상 분양값은 3.3㎡당 900만원 안팎으로 4억~5억원이면 타운하우스를 마련할 수 있다. 같은 양평지역내 성우오스타 타운하우스에 견줘도 30~40% 저렴하다. 가구당 539~1514㎡의 넓은 대지를 갖추고 있고, 모든 가구에 16㎡ 규모의 전용 텃밭도 제공된다.
포인하우스는 타운하우스에 국내 최초로 고객주도형 건축시스템인 ‘위드유’(With You) 시스템을 적용했다. 시공할 때 계약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갖게 하는 것으로 고객이 원하는 시공이 있으면 적극 반영해 주는 시스템이다. 입주자가 취향에 따라 공간을 연출할 수 있도록 기본형과 확장할 수 있는 가변형으로 평면을 다양하게 준비했으며, 인테리어도 기본형과 고급형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또 성지건설은 입주자들이 특정 공동시설 설치를 요구하면 이를 원가에 시공해줄 계획이다.
이와 달리 최고급형 타운하우스들도 잇달아 분양중이다. 중견 건설업체인 서해종합건설이 제주도 한림읍 금악리에 공급하는 콘도형 타운하우스 ‘아덴힐’에는 골프장과 승마장, 요트가 딸려 있다. 기존 골프장 타운하우스가 이미 운영되고 있는 골프장에 집이 뒤늦게 들어서는 방식인 데 반해, 아덴힐은 골프장과 함께 설계·시공된 게 특징이다. 148~216㎡ 91가구의 집 앞으로는 골프장 페어웨이가 펼쳐지고, 가구별로 미니수영장과 자쿠지(마사지 기능이 있는 욕조), 45㎡ 규모의 정원이 딸려 있다.
쌍용건설도 경기도 용인 기흥 코리아시시(CC)에 고급 골프빌리지 ‘투스카니 힐스’를 분양중이다. 160~210㎡ 타운하우스형 28실, 251~306㎡ 듀플렉스형 45실, 320~409㎡ 단독형 18실로 이뤄진 투스카니 힐스는 이탈리아 피렌체 지방의 마을인 투스카니의 건축양식으로 설계됐다. 나무와 돌, 흙 등을 내·외장재로 사용하는 투스카니 양식은 외관에 석재를 사용해 100년 이상 건축물을 유지할 수 있다. 분양가는 9억원부터 39억원까지 다양하다.
■ 도심 한복판에 중형 타운하우스 등 입지 다양 타운하우스가 들어서는 입지도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도심 외곽에 대형으로 공급됐지만, 최근에는 도심 한가운데와 판교·광교 등 유망 택지지구에 120㎡ 안팎의 중형 타운하우스도 공급되고 있다.
서울 시내의 타운하우스는 땅값 자체가 비싼 탓에 대형·고급화에 주력하고 있다. 분양값이 30억~40억원을 넘는 경우가 많다. 종로구 평창동에 쌍용건설이 짓는 ‘오보에 힐스’는 329~496㎡ 대형으로만 이뤄져 있다.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준이 설계했으며, 사교 모임 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가든과 소공원을 갖추고 있다. 분양값은 3.3㎡당 2200만원가량으로 내년 4월 입주 예정이다. 부촌으로 유명한 성북동에는 엘아이지(LIG)건설이 ‘더 게이트힐즈 성북’을 공급한다. 514~597㎡ 12가구로 분양가는 3.3㎡당 2800만~3000만원 선이다.
판교나 광교 등 인기 택지지구 내에도 타운하우스가 줄줄이 분양 예정이다. 공공택지지구 내 타운하우스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판교새도시 B5-1, 2, 3블록에서는 내년 상반기 분양을 목표로 300가구가량의 테라스하우스와 연립주택이 지어지고 있다. 128~254㎡ 4층 이하 주택들이다. 광교새도시에서는 호반건설이 326가구의 대단지 타운하우스 분양을 계획중이다. 138~168㎡ 중형이다. 주택 마케팅전문업체 홈덱스 이승훈 사장은 “1세대 타운하우스는 수요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게 현실”이라며 “최근에는 건설업체들이 주택 설계와 상품 구성에 소비자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는 등 타운하우스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수도권 타운하우스 분양계획 및 분양중인 단지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