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주택 내년에도 ‘인기예감’
‘어설픈 집보다 보금자리 기다리는 게 나아’ 인식확산
서울 내곡·세곡2 등 상반기 사전예약…미리 전략짜야
서울 내곡·세곡2 등 상반기 사전예약…미리 전략짜야
올해 주택시장에서 최고의 히트상품은 ‘보금자리주택’이었다. 강남 등 뛰어난 입지에 가격도 주변시세에 견줘 최고 50%까지 저렴해 내집 마련을 꿈꾸는 수요자라면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 결과 지난 10월 진행된 1차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사전예약에서 1만4295가구 모집에 5만8914명이 신청해 평균 4.1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청약저축 1순위자를 불입금액 및 기간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누는 등 자격 요건이 엄격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경쟁률이다.
■ 수요자 인식 전환…장기 주택시장 안정 1차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선정에 이어 10월 정부가 2차 보금자리주택 지구 6곳을 추가 선정·발표하면서 보금자리주택은 ‘안정성’을 찾아가고 있다. 꾸준히 물량이 공급되면서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성급하게 집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고, 차근차근 내집 마련을 준비하는 수요자들도 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의 이미영 팀장은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사이에 어설픈 집 한 채보다 신혼 초에 전세를 구해 청약자격을 쌓으면 입지경쟁력을 갖춘 보금자리로 들어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단기적으로 전세난이 생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긍정적 효과와 함께 보금자리주택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겼다. 강남권 청약 쏠림 현상으로 인한 양극화 해소 문제다. 하남 미사지구와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가 3.3㎡당 200만원 내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음에도, 지난 사전예약 때는 서민 주거 안정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기대차익이 높은 곳으로 수요자가 몰렸다. 이미영 팀장은 “실거주 요건이 우수해 막대한 차익을 낼 수밖에 없는 강남권 물량은 보다 강력한 투기 억제 조처로 비강남권과 양극화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히트상품은 어떻게 지어지나? 내년에도 보금자리주택은 주택시장에서 최고의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토해양부는 서울 내곡, 서울 세곡2, 부천 옥길, 시흥 은계, 구리 갈매, 남양주 진건 등 여섯 지구에 3만9000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내년 지구계획 승인을 받아 상반기에 사전예약을 시작한다. 이어, 하반기(10월 예정)에도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한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되고 있는 사업인 만큼 정부는 아파트 품질 올리기에도 한창이다.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정보기술은 물론 환경기술 등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그린홈’을 통해 최고의 주거 환경 공급을 약속했다. 정부의 주택건설 기준에 관한 규정에 따라, 보금자리주택은 전용 60㎡초과는 주택의 총에너지 또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지금보다 15% 이상, 전용 60㎡ 이하는 10% 이상 절감하도록 설계한다.
이를 위해 그린홈에는 다양한 첨단기술이 적용된다. 토지주택공사는 태양열 난방 시스템, 태양광 발전 시스템, 지열 이용 냉난방 시스템 등 신재생에너지 활용 설비와 홈네트워크와 결합된 건물 에너지관리 시스템(BEMS)과 같이 입주자의 에너지 사용 습관을 개선할 수 있는 첨단 장비 사용을 고려중이다. 하지만 원가 상승의 우려가 있는 만큼 우선 초기 투자비가 적고 에너지 절감 효율이 큰 요소를 먼저 적용할 예정이다. 토지주택공사 박성옥 팀장은 “고단열 창호와 벽체, 콘덴싱보일러, 엘이디(LED) 등을 우선 적용하고 일부 시범지구에 태양광, 지열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토지주택공사는 2018년까지 보금자리주택 가운데 75만가구를 그린홈으로 짓는다.
■ 2차 보금자리 청약 전략은? 내년 상반기 보금자리 입성을 노리기 위해선 1차 보금자리 청약 결과를 보고 치밀하게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또 최장 5년의 거주 요건과 10년의 전매제한을 고려해, 본인이 거주 가능한 지역을 공략하는 것도 중요하다.
1차 사전예약에서는 하남 미사지구에 50만원의 불입액으로 당첨된 수요자가 나왔다. 하지만 이는 공급 물량이 많은 반면 해당지역에 청약저축 가입자가 적어 생긴 이례적인 경우로 이런 일은 반복되기 어렵다. 실질적인 하남 미사지구 커트라인은 700만원가량으로, 청약수요자는 납입금액을 따져 이에 못미칠 경우 세제감면 혜택이 종료되기 전에 상황에 맞는 다른 택지지구를 노리는 게 유리할 수 있다. 그 이상이라면 보금자리 청약을 기다릴 수 있다. 지구 범위가 넓다면 입지 차이와 주택형에 따라 청약경쟁률이 크게 엇갈리므로, 수요자는 보금자리 입성과 알짜 입지 가운데 목표를 정확히 정해 청약 전략을 짜야 한다. 입성이 목표라면 비인기 지구와 비선호 주택형을 공략하는 것도 전략이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보금자리 주택 2차지구 위치도
2차 보금자리지구별 면적과 가구수(잠정)
1차 사전예약에서는 하남 미사지구에 50만원의 불입액으로 당첨된 수요자가 나왔다. 하지만 이는 공급 물량이 많은 반면 해당지역에 청약저축 가입자가 적어 생긴 이례적인 경우로 이런 일은 반복되기 어렵다. 실질적인 하남 미사지구 커트라인은 700만원가량으로, 청약수요자는 납입금액을 따져 이에 못미칠 경우 세제감면 혜택이 종료되기 전에 상황에 맞는 다른 택지지구를 노리는 게 유리할 수 있다. 그 이상이라면 보금자리 청약을 기다릴 수 있다. 지구 범위가 넓다면 입지 차이와 주택형에 따라 청약경쟁률이 크게 엇갈리므로, 수요자는 보금자리 입성과 알짜 입지 가운데 목표를 정확히 정해 청약 전략을 짜야 한다. 입성이 목표라면 비인기 지구와 비선호 주택형을 공략하는 것도 전략이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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