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가 세입자…매입자 절반 이상 대출받아
은마아파트는 매맷값이 10억2000만원에서 12억2000만원으로 만만찮은 가격인데도 이른바 ‘개발호재’가 나올 때마다 집값이 출렁인다. 매입자들은 과연 그 돈을 어떻게 조달했을까?
김광수경제연구소가 지난해 10월 은마아파트의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해본 결과, 매입자의 절반 이상이 제 1, 2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빌려 아파트를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부동산투기 붐과 근저당 설정가구 비율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전체 매입자 가운데 근저당 설정을 하는 가구의 비율은 해마다 60% 안팎 수준을 유지했지만, 부동산투기 열풍이 극심했던 2005년에는 71%가 금융권 대출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 중순까지 은마아파트를 구입한 277가구를 살펴보면, 133가구(60%)가 금융권 대출을 이용했다.
근저당이 설정된 가구의 평균 설정액은 3억4000만원으로 매매가에 견줘 평균 33.4%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매매가를 확인할 수 있는 93가구의 근저당 설정액 비율을 살펴보면, 40% 이상으로 높은 가구가 총 49가구(52.68%)에 달했다. 은마아파트 구입자의 대부분이 전세(2억5000만원~3억원으로 매맷값의 25% 수준)를 끼고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을 감안하면, 구입자의 절반 이상이 전셋값과 대출 등 남의 돈 60%를 이용해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설명이다.
등기부등본상 근저당 설정액의 80% 가량이 대출금이라고 가정하고, 연이율 7.2%를 적용하면, 지난해 10월까지 은마아파트를 구입한 이들 가운데 약 30%인 39가구는 매달 200만원 이상의 이자를 은행에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300만원 이상 이자를 부담하는 가구도 13가구(9.8%)에 달했다. 이같은 이자비용을 주택 시세로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은마아파트 매맷값이 연간 3600만원씩 올라야하지만, 현재는 지난 2006년 고점 가격인 11억6000만원~14억원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은마아파트 매입자 가운데 거주자 비율은 1998년 55.8%로 최고점을 기록했다가 지난해 10월 현재 11.4%로, 10명 가운데 9명은 외지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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