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면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뒤에 2016년 총선(왼쪽)과 2012년 총선 포스터가 붙어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김 장관은 경기 고양시 일산 서구가 지역구인 3선 의원이다. 김 장관은 지난 9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린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제가 일산에서 15년을 했어요. 40대 초반에 시작해 이제 50대 후반이 됐잖아요. 인생에서 가장 활기차게 활동할 시기를 우리 지역 주민들과 함께한 거죠. 이분들과 이별을 한다는 게 너무 슬펐어요.”
김 장관은 다른 의원들도 지역 주민들과 인연이 각별하겠지만 자신은 특히 더 그렇다고 했다. 김 장관은 2007년 대선 직전 대통합민주신당의 ‘BBK 주가 조작 사건 진상조사팀’ 일원이었다. 당시 한나라당으로부터 10건이 넘는 고소·고발을 당했고 2008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그때 다시는 정치를 못 하는구나 하는 암담한 상황이었는데, 지역 주민들과 MB를 이기겠다는 하나의 소망으로 ‘무지개 연대’를 만들었어요. 지역 주민들과 치열하게 싸워 2010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했고 저도 정치인으로 복귀할 수 있었죠.”
김 장관은 불출마 결심의 가장 큰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을 들었다. “모든 대통령이 3년차가 넘어가면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되는데 이럴 때 돌아간다는 게 마음에 되게 걸리더라고요. 누군가 좀 지켜서 끝까지 보필해야 되지 않느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국회의원 세번 하고 장관 한번 했으면 일생의 영광이다, 나머지는 덤이다, 이런 생각을 한 거죠.” 김 장관은 문재인 정부가 성공을 해야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고 그래야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실현하고 사회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지사 도전설’ 등 앞으로 행보에 대해 김 장관은 “정치인은 능동태가 아니라 수동태”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부동산 문제 같은 국토부 현안을 잘하는 것이 제게 주어진 책임이고 그다음에 무엇을 하든지 국토부 장관을 잘했느냐에 따라 국민들의 평가가 달라지지 않겠어요.”
안재승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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