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쪽방과 고시원 등 주거환경이 열악한 비주택 거주자를 대상으로 공공임대 이주 의향을 조사했더니 응답자의 70% 이상이 이주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이에 기초해 공공임대 이주 희망 가구를 위한 주거상향 지원사업에 본격 착수한다고 8일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고시원, 쪽방, 비닐하우스 등을 현장 방문해 공공임대 이주 수요를 조사했다. 조사에 응답한 8875가구 중 6359가구(71.7%)가 이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고시원과 고시텔 거주자 3665명 중 2997명(81.8%)이 이주를 희망해 그 비율이 가장 높았다. 여관·여인숙 거주자도 147명 중 118명(80.3%)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반면 비닐하우스 거주자는 968명 중 611명(63.1%), 컨테이너는 650명 중 340명(52.3%)이 공공임대로 옮길 수 있다고 밝혀 상대적으로 응답률이 낮았다.
국토부는 이주 의사를 밝힌 비주택 거주자를 순차적으로 공공임대로 옮기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비주택 거주자 우선 지원 공공임대 물량을 연 2천가구에서 올해 5500가구까지 확대하는 등 2025년까지 총 4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올해 공급 물량은 전세임대 3천가구, 매임임대 2천가구, 국민·영구임대 500가구 등이다. 이들 공공임대에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 필수 가전을 빌트인으로 설치하고, 주거복지재단·서민금융재단 등과 함께 보증금 전액과 이사비(20만원), 생활집기(20만원)를 지원한다.
국토부는 지원 대상을 반지하까지 확대해 상습 침수지역과 노후주택을 중심으로 이주수요 조사를 벌여 주거상향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주거 여건이 취약한 노후고시원에 거주 중인 중장년 1인 가구 등을 위해 전세 보증금 전용 대출상품도 내놨다. 스프링클러 없는 노후고시원에 3개월 이상 거주한 무주택 세대주가 보증금 5천만원 이하 주택에 전세를 얻으려 할 때 보증금 전액을 1.8%의 저금리로 대출해 준다.
국토부는 쪽방촌 등을 공공임대 단지로 정비하는 낙후 주거지 개선사업도 역점 추진한다. 현재 영등포 쪽방촌을 영구임대와 행복주택, 민간분양 등이 어우러진 복합단지로 재개발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도심·역세권 노후 고시원과 여관 등을 매입해 공공임대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을 통해 2025년까지 1만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김정희 국토부 주거복지정책관은 “주거취약 계층을 위한 공공임대 공급을 확대하고, 이사비·보증금 지원과 돌봄서비스 등의 종합 지원을 통해 주거상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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