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지난 8개월 동안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상승한 곳은 구로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8월에도 강서구, 노원구, 은평구, 구로구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서는 아파트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한국감정원의 8월 마지막 주 ‘주간 아파트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올 들어 8개월 상승률 누적 기준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구로구(2.26%)였다. 이어 강북구(1.67%), 노원구(1.55%), 도봉구(1.51%), 관악구(1.35%), 동대문구(1.28%), 영등포구(1.13%), 금천구(1.11%), 중랑구(1.04%) 순서였다. 12·16 대책에 이은 6·17 대책, 7·10 대책으로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실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런 실수요자들의 매수세는 8월 들어서도 꺾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직방이 집계한 ‘8월 서울시 자치구별 면적유형별 최고가 경신 거래건수’ 자료를 보면, 8월 이뤄진 아파트 매매거래 가운데 과거 최고가와 같거나 더 비싸게 거래된 사례가 제일 많은 곳이 강서구(72건)였다. 이어 노원구(66건), 강동구(59건), 은평구(54건), 구로구(49건) 등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곳이 뒤를 이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셋값이 매맷값보다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전세를 포기하고 매매를 선택하는 수요가 5억원대로 평균 매맷값이 형성된 중저가 밀집지역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감정원의 8월 마지막 주 주간 아파트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 주 0.02% 상승한 데서 0.01% 상승으로 거의 보합 수준으로 안정된 데 반해 전세값은 지난 주 0.12% 상승에 이어 이번 주도 0.11% 상승으로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셋값 상승세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수도권은 0.16%, 전국도 0.16% 상승해 서울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한편 지난 8개월 동안 아파트 매맷값이 제일 많이 떨어진 곳은 서초구(-1.97%)였다. 강남구(-1.89%), 송파구(-1.02%) 등 강남3구는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 관계자는 “6월과 7월 반등한 것은 맞지만 12·16 대책 직후 하락한 게 있어 누계로는 마이너스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보도되는 신고가 사례는 일부 지역에 한두건씩 나오고 있고 거래량도 30~40% 가량 줄었다”며 “기존 17억원 아파트가 매도 호가가 21억원~22억원에 달하는 등 매도 호가만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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