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외곽과 부산광역시 등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맷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전세 매물 품귀로 빚어진 전세난에 지친 수요층 일부가 중저가 주택 매매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11월 둘째 주(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맷값이 0.21% 상승해 지난주(0.17%)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이번 주 상승률은 올해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6월 넷째 주(0.22%)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서울의 매맷값은 이번 주 0.02% 올라 변동폭은 지난주와 같았으나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지난주 0.08% 올라 서울에서 가장 상승률이 높았던 중랑구는 이번 주에도 0.04% 상승해 강북구(0.03%→0.04%)와 함께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강남 3구는 전반적으로 매물이 쌓이면서 고가 단지 위주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일부 중소형 위주로 가격이 상승하며 강남·서초·송파구 모두 보합(0.00%)을 기록했다.
경기도는 지난주와 같이 0.23% 상승했으나 인천은 지난주 0.15%에서 이번 주 0.16%로 오름폭을 키웠다. 특히 6·17 대책에서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김포는 지난주 1.94% 오른 데 이어 이번 주 1.91% 상승하면서 2주 만에 무려 4% 가깝게 폭등했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전세난에 쫓긴 이들이 집값이 저렴한 김포로 몰려들면서 ‘김포가 금포가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또 김포와 함께 비규제지역으로 남아 있는 파주도 이번주 매맷값이 0.47% 올랐다. 지난주(0.37%)에 이은 가파른 상승세다.
지방에서는 부산 아파트 매맷값이 0.56% 올라 2012년 한국감정원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영구(0.61%→1.13%)가 전주 대비 2배 가까이 상승률이 높아지며 2주간 2% 가깝게 올랐고, 해운대구(0.84%→1.09%), 연제구(0.59%→0.88%), 남구(0.52%→0.81%), 부산진구(0.43%→0.81%), 동래구(0.50%→0.79%) 등 대부분 지역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부산은 지난해 11월 모든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바 있다.
전세시장 불안도 전국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주 0.12%에서 이번 주 0.14%로 오름폭을 키워 71주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경기(0.24%→0.23%)는 전주 대비 상승률이 둔화했으나 인천(0.48%→0.61%)은 상승폭이 커졌다. 지방도 지난주 0.23%에서 이번 주 0.29%로 아파트 전셋값 상승 폭이 확대됐다.
부동산 업계에선 이른바 전세난 ‘풍선효과’로 인한 중저가 주택 매맷값 상승이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포와 부산 등 최근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곳에 대해선 서둘러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과열 억제책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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