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패스 위반책임 왜 ‘영세 자영업자’가 떠안나…업계 반발

다음주부터 단속·행정처벌에 소상공인연합 반발
“요리하다 방역패스 확인하러 나올 판…대혼란”

소상공인연합회가 9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방역지침 강화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 최소화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제공

정부가 지난 6일 사적모임 허용 인원 제한과 방역패스 적용 대상 업종 확대 등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강화한데 이어 13일부터는 단속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이 “영세 자영업자들을 범법자로 모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위반 책임을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물을 게 아니라 위반 당사자에게 책임을 물려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소상공인연합회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방역패스 확대 관련 소상공인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인력이 적은 소상공인 매장 특성상, 식당에서는 주방에서 조리를 하다가 매장 입구로 나와서 백신패스를 확인하고, 이 과정에서 백신패스 확인 방법을 손님에게 설명하다 보니 대기시간이 길어져 장사를 하지 못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며 “방역패스를 준수하지 못하면 영업중단 등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되는데, 장사를 하지 말라는 거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일부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각각 6명과 8명까지로 제한하고, 방역패스 적용 대상 업종을 식당과 카페 등을 포함해 16개로 확대하는 등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강화했다. 일주일의 계도기간을 거쳐 13일부터는 단속도 벌인다. 1차 위반 시에는 과태료 150만원과 영업정지 10일, 2차 위반 때는 300만원과 20일, 3차 위반 시에는 3개월, 4차 위반 때는 시설폐쇄까지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전자출입명부를 갖추지 못해 수기장부와 안심콜로 출입자 관리를 해오던 매장은 손님들의 백신접종 여부를 일일이 직접 확인해야 하고, 무인매장은 대책이 없는 형편”이라며 “백신패스 인력을 지원해주던지, 무인전자출입명부 인프라 확충 등에 드는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역패스 미준수 위반 단속 역시 이런 조치가 이뤄진 뒤에 시작돼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방역패스 위반 책임을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아니라 위반 당사자에게 물리는 쪽으로 정책을 바꿔줄 것도 요구했다. 오 회장은 “방역패스 적용 확대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방역패스 위반 책임을 시설·매장이 아니라 위반 당사자에게 물어야 하고, 방역 관리자 인건비와 방역패스 인프라 구축‧유지, 방역패스에 따른 손실분 등 실질적인 비용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