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대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으로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이 당선됐지만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권자와 기자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 측근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데다, 김 회장 일가의 제이에스티나 주식매각 관련 논란도 현재 진행형이다.
김 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57회 중기중앙회 정기총회에서 선거인단 563명 중 533명이 참여한 결선투표에서 296표(55.5%)를 얻어 회장으로 당선됐다. 2007년 출마해 2015년까지 23·24대 중기중앙회장을 지낸 김 회장의 이번 당선은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회장은 후보 시절부터 불거진 각종 의혹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 회장의 측근들은 선거를 앞두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금품을 건넨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김 회장의 비서실장 ㄱ씨는 지난달 7일 김 회장을 인터뷰한 언론사 기자에게 “기사 잘 부탁한다”며 현금 50만원과 20만원짜리 손목시계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선관위는 ㄱ씨를 사전선거운동과 공정선거 관리업무 방해 혐의로 고발해 서울 북부지검이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의 또 다른 측근 ㄴ씨도 지난해 12월 후보 등록 전 “김씨의 지지율이 50%를 돌파했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이 담긴 문자를 선거인들에게 보낸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은 당선 직후 취재진으로부터 금품 제공 혐의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으나, “모르는 일”이라며 자리를 피해 김 회장 측근과 답변을 요구하는 취재진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제이에스티나와 사주 일가는 불공정 주식거래 논란에도 휩싸여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설명을 종합하면, 제이에스티나는 지난달 12일 장 마감 후 ‘2018년 영업손실이 전년도 영업손실의 17배가 넘는 8억5천만원’ 이라고 공시했는데, 공시에 앞서 제이에스티나는 자사주 70억원어치를 매각하고 김 회장의 동생 김기석 공동대표와 자녀인 김유미·선미씨 등 사주 일가는 보유주식 일부를 약 49억원에 매각했다. 제이에스티나는 “브랜드 리뉴얼과 화장품 사업 재정비 등이 절실해 자사주를 매각했으며, 특수관계인들은 증여세 등 세금을 낼 자금이 모자라 주식을 판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제이에스티나의 주가 움직임과 매매 상황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4년에 1회 연임이 가능한 중기중앙회장직은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회장에게 주어지는 권한이 커 선거 때마다 부정선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중기중앙회장은 집무실과 비서진, 운전기사 등 부총리급 의전을 받으며, 대통령 공식 국외순방 때 동행하고 25명의 중기중앙회 부회장 임명권, 중기중앙회 산하 협동조합 감사권을 부여받는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