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14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춤판 워크숍’ 논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춤판 워크숍’ 논란에 대해 사과했지만 사퇴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 사무국 노동조합과 소상공인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배 회장과 집행부가 논란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배 회장은 14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렵고 엄중한 시기에 700만 소상공인은 물론 국민에게 심려를 드린 점에 대해 보도 내용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머리 숙여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말 강원도 평창의 한 호텔에서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걸그룹을 초대해 공연을 하고,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술을 마시는 등 이른바 ‘술판·춤판 워크숍’을 벌였다는 비판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낸 것이다. 해당 워크숍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의 상황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은 행사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배 회장은 워크숍 논란에 대해 “공연을 주 수입원으로 생활하는 소상공인 연예인 그룹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생계가 어렵다는 상황을 전해 듣고 도움을 주고자 초청 공연을 마련해 15분간 진행했다”며 “의도가 아무리 정당하고 순수했다고 하더라도 시기적으로 국민들의 정서에는 크게 반했다고 생각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사퇴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내년 2월까지 소신있게 임기를 마무리할 생각”이라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배 회장은 소상공인연합회 비대위와 노조가 워크숍 사태를 계기로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이날 해명했다. 가족이 운영하는 꽃집에 소상공인연합회의 화환과 꽃다발 발주를 몰아줬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아내와 딸도 소상공인연합회 활동을 하고 있고, 5년 전 가격 그대로 진행했다”며 “도의적으로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워크숍에서 국가 보조금으로 구입한 도서를 재판매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재판매가 아닌 회원들의 자발적 기부였다고 해명했다.
전날 한국가스판매업협동조합연합회와 대한숙박업중앙회 등 소상공인연합회 내 16개 단체로 구성된 소상공인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배동욱 회장은 이 사태에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사무국 노동조합도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배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조만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만나 배 회장의 해임을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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