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인 28일 코로나19로 인한 침체된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한 대규모 할인 행사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진행 중인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마련한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 비대면 매출이 259억4천만원으로 집계되고 국내 신용·체크카드 승인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6% 증가했다. 다만 마트와 전통시장, 소상공인에 비해 온라인과 백화점에 동행세일 효과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유통·금융업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온라인과 백화점은 매출 증가 등 동행세일 효과를 누린 반면 마트와 전통시장, 소상공인은 매출이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될 정도의 효과는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날 동행세일 결산 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진행된 행사 기간 온라인 기획전, 티브이(TV) 홈쇼핑, 라이브커머스 등 비대면 유통채널에서 1만597개의 상품이 팔려 259억4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기획전은 위메프·티몬 등 16개 민간 쇼핑몰, ‘가치삽시다' 플랫폼, 11번가 청년상인 기획전, 온라인 전통시장관 등 4개 채널에서 8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현대홈쇼핑 등 7개 티브이 홈쇼핑사는 167억4천만원어치를 팔았다.
중기부는 백화점 주요 3개사의 동행세일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고 밝혔다. 백화점업계는 명품과 가전·생활 부문 매출이 40~60% 급증해 매출 증가를 이끈 반면 패션 부문 등은 오히려 매출이 7∼10% 가량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동행세일 기간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50.5%, 51.2% 증가했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주요 3개사의 동행세일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동행세일 기간에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이 두 차례 겹쳤고, 온라인 등 비대면 거래가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기부는 전통시장 매출액은 동행세일 이전(6월19일~6월25일) 대비 일평균 10.7% 증가했다고 밝혔다. 동행세일에 참여한 633개 시장 중 50개 시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집계한 수치로, 중기부 쪽은 전년 동기 매출과 비교할 수 있는 자료는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 상인들은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되지는 못했지만 매출 감소세가 완화되는 효과는 있었다고 평가한다. 최병조 암사종합시장 상인회장은 15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재난지원금 소진 이후 잠잠하던 때보다는 동행세일로 방문객과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김은수 수유시장 상인회장은 “동행세일 효과가 약간은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워낙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기부는 동행세일 기간의 전체적인 소비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인 신용·체크카드 국내승인액은 총 38조25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6%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행세일이 이른바 ‘골목상권’의 매출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시키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 65만여 소상공인 사업장에 매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신용데이터는 지난주(6일∼12일) 전국 골목상권의 매출(카드 기준)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이 지난해의 92%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집계결과를 보면,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의 매출은 6월 넷째주(6월22일∼6월28일)에 지난해의 92%까지 떨어졌다가 6월 다섯째주(6월29일∼7월5일)에 95% 수준으로 반등했지만 지난주 들어 다시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코로나19가 지역 확산된 광주지역의 소상공인 매출이 77%까지 떨어지는 등 충격이 컸다. 정부 재난지원금 소비 효과가 ‘반짝’ 지나간 뒤 대대적인 동행세일을 진행했지만 골목상권 경기를 지난해 수준으로 올리기에는 아직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김윤주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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