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코스피 2600선이 무너졌다. 연합뉴스
전세계 증시가 또 다시 크게 흔들렸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대한 우려가 재차 불거지면서 경기가 경착륙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의 악재까지 겹친 모양새다.
코스피는 10일 0.55%(14.25) 내린 2596.56에 장을 마쳤다. 전날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한 데 이어 이번에는 아예 2600선이 붕괴됐다. 코스피는 이날 2590.13으로 출발한 뒤 장 초반 2553.01까지 내려앉았다. 이후 서서히 회복해 2600선 턱밑에서 마감한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317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개인 투자자는 285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도 0.55%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4.7 내린 856.14에 마감해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화 가치도 거듭 떨어졌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4원 오른 1276.4원에 마감했다. 한때 1278.9원까지 치솟아 2020년 3월 이후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9일(현지시각)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2%(132.1) 급락한 3991.24에 마감했다. 에스앤피 40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여 만이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99% 떨어졌고 나스닥 지수는 4.29% 폭락했다. 알파벳(-2.80%)과 아마존(-5.21%) 등 빅테크 종목이 하락했고, 뉴욕에 상장된 쿠팡은 22.3% 폭락하며 10달러선이 붕괴됐다.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6% 오른 반면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0.58%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우려로 금융시장이 쉽사리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특히 중장기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은 우려를 더하는 요인이다.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경기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향후 3년간 기대 인플레이션율 중앙값은 3.9%에 이르렀다. 한 달 전 조사에서 나온 수치(3.7%)보다 높아진 것이다. 미국 노동부는 11일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한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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