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3(0.16%) 오른 2451.41에 장을 마치며 지난 7일부터 시작된 7거래일간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연합뉴스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은 직후 주요 증시가 상승세를 그렸다. 다만 앞으로 위험 요인이 겹겹이 쌓여 있어 일시적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잡히지 않는 물가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불안 심리는 더 깊어지고 있다.
코스피는 16일 전날보다 4.03(0.16%) 오른 2451.41에 장을 마쳤다.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끝에 소폭 반등한 것이다. 장 초반 잠시 2500선을 회복했으나 오후 들어 오름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1464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기관과 개인 투자자는 각각 185억원어치와 1569억원어치를 팔았다. 코스닥 지수도 2.74(0.34%) 상승해 802.15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4.9원 떨어진 1285.6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도 15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발표 직후 상승세를 탔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00% 오른 30668.53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1.46%, 나스닥 지수도 2.50% 상승했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도 0.40% 올랐다.
미국이 지난달 정책금리를 인상했을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당시에도 주요 주가지수가 반등하면서 연준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회복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후 고강도 긴축에 대한 우려가 재차 불거지며 증시는 수일간 바닥으로 치달았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뒤에는 더욱 가파르게 추락했다. 이번에도 일시적인 안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금리 인상폭 전망치는 치솟고 있는 반면 물가 불활실성은 걷히지 않고 있다. 앞으로 각종 물가와 경기 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시장이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날 오후 5시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를 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 다음달 연준이 한 번 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확률은 81.4%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불안 심리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재정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마저 들려오는 형국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김일혁 케이비(KB)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이 특정 국가의 국채를 더 많이 사는 것에 대해 얼마나 많은 유로존 국가들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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