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운용사들의 국외 투자펀드 수탁고 순증액 추이
환 리스크 유의·아시아 시장 집중 피해 투자해야
국외펀드 양도차익에 대한 비과세 방침이 국외펀드 투자에서도 자칫 ‘묻지마 투자’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가 금융 전문가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국외펀드가 집중돼 있는 아시아 신흥시장(이머징 마켓)의 급격한 환율 변동과 현지 정보 부족 등에 따른 위험 요소 때문에 ‘대박’을 쫓다가 자칫 ‘쪽박’ 찰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펀드의 연간 평균 수익률은 국내 증시의 상대적 약세로 -4%를 기록한 반면, 국외 주식형펀드는 37%라는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이번 조처로 국외펀드를 향한 자금 쏠림 추세가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자산운용협회의 집계를 보면, 지난 11일 현재 국내 자산운용사의 국외펀드 수탁고는 18조2174억원으로, 올 들어 8 영업일만에 1조451억원(6.1%)이나 늘었다. 2006년 10월 4942억원에 불과했던 국외펀드 수탁고 순증액은 11월 1조3854억원, 12월 3조9503억원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금융 전문가들은 국외펀드에 투자할 때는 환 리스크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피델리티의 일본펀드가 2005년 11월30일부터 1년 동안 엔화 기준으로는 2.96%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5.06%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게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일본 증시는 상승했지만 엔화 가치가 7.79% 절하된 탓에, 원화 환전 과정에서 손실이 생긴 탓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또 지난해 수익률이 치솟았던 일본과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시장에만 국외펀드가 다시 몰릴 가능성에 대해서도 ‘옐로카드’를 제시했다. 지난해 이들 상품의 수익률이 높았던 만큼, 글로벌 시장의 속성상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다른 이머징 마켓으로 자금이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지난해 성장성이 높은 덕에 수익률이 높았던 이머징 마켓은 역으로 향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선진·이머징 유럽펀드나 이머징 라틴펀드 등 다양한 국가에 투자하는 글로벌 분산 투자에 대한 안목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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